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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녹음파일 공개 요구하자 법무부 “수사·재판 중이라 안돼”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30일 시작됐다.

오는 12월 9일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경우 사흘 전인 6일 미르재단 등에 돈을 낸 대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청문회가 진행되기 때문에 국정조사는 정국의 주요 변수로 꼽혀왔다. 이날 국정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법무부·대검찰청·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인사 3명이 정치적 중립성 침해와 국정조사에 출석한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불출석해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법무부는 장관 사표 수리로 이창재 차관이 출석했다.

법무부 보고에선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되는 ‘정호성 녹음파일’이 공개될지 관심이었다. 특위가 지난달 17일 채택한 국정조사계획서엔 “정부와 관련기관·단체·법인·개인 등은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조사(예비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대통령의 범죄사실을 규명할 가장 핵심적인 증거가 정호성 녹음파일이 아니냐”며 파일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이 차관은 “특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녹음파일 공개가 어렵다”며 “대신 질문 사항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녹음 파일에 최순실씨가 정호성 비서관에게 하명하는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놓고) 고의적·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증거인멸 소지도 충분히 있어 하야할 경우에는 구속 사유 아니냐”고 따졌다. 이 차관은 “하야한 다음에 어떻게 할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며 “(대통령이)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다음 기회에 보다 소상히 밝힐 기회가 있다고 말씀하신 것에 주목한다”고 답했다.

국민연금공단 보고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의 당시에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에 두 회사의 합병 비율(1대 0.35) 변경을 요청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정재영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책임투자팀장에게 “국민연금이 (삼성에) 합병 비율을 고쳐달라고 얘기했느냐”고 물었고 정 팀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 팀장은 이어 삼성 측이 “합병 비율이 결정돼 외부에 밝혀져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선 사후에 합병 비율을 바꾸게 되면 제일모직 주주에 대한 배임이 될 수 있어 쉽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합병 비율 변경을 요청한 것은 국민연금 스스로 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소리 아니냐”고 묻자 “내부 분석에 의하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부분이 있어 수정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한 것”이라며 “최종 의사결정은 투자위원회가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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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 관계자들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휴대전화를 바꾼 것도 드러났다. 신승엽 리스크관리팀장은 “(휴대전화를) 집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말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K스포츠재단이 특정인의 사익 추구로 돈을 썼느냐”(새누리당 이완영 의원)는 질문에 “내부 감사 결과 몇몇 사건에서 그런 사실관계가 확인됐다”고 답했다.

채윤경·손국희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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