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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지시내용 적은 메모에 ‘정윤회 의혹 진원지 응징’ 기록

2014년 중반에 정윤회씨와 관련한 ‘비선 실세’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됐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진원지를 파악해 응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추정케 하는 자료가 나왔다. JTBC는 30일 지난 8월에 숨진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다이어리 사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사본에는 정윤회씨 국정 개입 논란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담겨 있다. 김 전 수석은 다이어리에 지시받은 내용을 적은 뒤 그 옆에 ‘領’(령) 또는 ‘長’(장)이라고 적어 놓았다. 領은 박 대통령, 長은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 ‘領’(령·상단 원)이라는 글자 아래에 ‘만민회, 진원지 파악, 문책’이라고 적혀 있다. 대통령 지시로 추정된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 ‘領’(령·상단 원)이라는 글자 아래에 ‘만민회, 진원지 파악, 문책’이라고 적혀 있다. 대통령 지시로 추정된다.

이 다이어리에 2014년 7월 15일에 작성된 메모에는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동생 박지만씨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그리고 정씨의 이름을 따서 붙인 ‘만만회’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메모에는 ‘응징을 체감시켜 반성하도록 해야 한다’ ‘특별감찰반을 통해 진원지를 파악, 법률·행정·정치적으로 문책하라’ 등의 지시가 쓰여 있다. 이 메모의 윗부분에는 ‘領’자가 적혀 있다.

그해 말에 이와 관련한 청와대 문건이 유출돼 언론에 보도됐을 때 검찰은 문건 내용의 진위 여부가 아니라, 문건을 누가 유출했느냐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구속됐고, 문건 작성에 관여한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에게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2014년 9월 15일의 메모에는 ‘長’이라는 글자와 함께 ‘JTBC 22일부터 8시 뉴스 개시. 보수 분위기 기조에 악영향 우려’라고 기록돼 있다. ‘적극적으로 오보에 대응하고 법적인 대응 요구’라고도 쓰여 있다. 2014년 7월 13일의 메모에는 ‘세월호특별법이 국난을 초래한다’ ‘좌익들의 국가기관 진입 욕구가 강하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옆에는 ‘長’이라고 쓰여 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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