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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물통 없나요” 자폐 아들 위한 아버지의 호소

자폐 아들의 목숨을 살리려는 아버지의 절박한 호소가 온라인 공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마크 카터가 트위터에 올린 ‘파란 물통을 구한다’는 글은 1만9596번이나 리트윗됐다. [트위터 캡처]

마크 카터가 트위터에 올린 ‘파란 물통을 구한다’는 글은 1만9596번이나 리트윗됐다. [트위터 캡처]

영국 잉글랜드 데번주에 사는 마크 카터(42)는 지난달 14일 트위터에 “작은 파란 물통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토미 티피’라는 브랜드의 유아용 물통이었다. 자폐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아들 벤(14)이 2살 때부터 이 물통으로만 물을 마신다고 카터는 적었다. 하지만 토미 티피 측에서 이 물통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물통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 것이다.
마크 카터(左), 벤(右)

마크 카터(左), 벤(右)

카터는 “벤이 2세 때부터 이 물통만 고집해서 아무리 다른 물통이나 컵을 사용하게 하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심한 자폐증 때문에 벤은 이해력이 낮고 의사소통도 거의 안 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터는 “벤이 집 밖에선 물을 아예 마시지 않고 집 안에서 반드시 이 물통으로만 물을 마신다”며 “이 작은 컵이 우리 가족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 물통이 아니더라도 벤이 심하게 갈증이 나면 결국 물을 마시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물통이 없을 땐 벤이 아무 것도 마시지 않는 탓에 탈수증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죽을 뻔한 적도 있다”고 적었다.

그는 물통 사진을 올리면서 “지금 쓰는 물통도 3년째 사용하고 있어 손잡이가 거의 떨어질 지경”이라며 “혹시 이렇게 생긴 물통이 집에 있다면 우리 가족에게 보내줄 수 없느냐. 꼭 보상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물통은 우리 아들의 생명줄”이라고도 했다.

아버지의 절절한 호소는 트위터에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1만9000건 이상 리트윗됐고 외국에서도 성원이 답지했다. 호주에 사는 한 남성은 “내 물통을 보내주겠다”는 글을 남겼고 또 다른 남성은 “3D 프린터로 벤의 물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며칠 뒤 토미 티피 측에서도 연락이 왔다. 회사 관계자가 “단종된 모델이지만 전 세계 공장을 뒤진 끝에 중국 공장에서 벤의 물통과 같은 주형을 찾아냈다”며 “500개를 생산해 무료로 주겠다”고 알려왔다. 회사 측은 이번 주 중국 공장에서 물통을 생산해 새해에 카터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카터는 “복권에 당첨돼도 지금만큼 기쁘진 않을 것 같다”며 “아들이 계속 같은 물통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겐 마음의 평화를 준다”고 트위터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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