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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창조경제? 경제 기본이나 제대로 챙기자

이소아 경제기획부 기자

이소아
경제기획부 기자

2002년 월드컵 이후 외신들이 한국발 기사를 이렇게 열심히 다룬 적이 있었나 싶다. ‘사이비 교주 최태민’(워싱턴포스트)부터 청와대가 구매한 비아그라를 다룬 ‘청와대 안 푸른 알약들’(AP통신)까지 한국의 뿌리 깊은 권력형 부패 스캔들을 다루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다. 최순실 사태는 정치에서 터졌지만 진짜 문제는 경제다.

지금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긴박감’과 ‘주목도’ 면에서 정치뉴스가 드라마와 예능프로를 앞서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에 관심을 갖는 건 오히려 외국 기업과 외국인이다. 이들은 최순실 의혹이 공개됐을 때부터 이 초유의 사태가 한국 증시와 산업,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워왔다. 특히 국가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 정유·건설·조선 등 기간산업 기업들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은 매일 한국법인이나 유관기관에 설명과 보고서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A기업 관계자는 “한국을 자주 오가는 본사 임원들은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해도 시큰둥한데 이번 건은 다르다”며 “한국 경제가 정치와 함께 위기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왼쪽) 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왼쪽) 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실제 해외 투자은행(IB)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JP모건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심리가 저하될 여지가 있고,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은 한국 수출업종에 부정적”이라 했고, 바클레이스 은행은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내수회복 모멘텀이 저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아예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췄다.

당장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한류를 견제하기 시작했는데 식품·화장품 수출 타개책은 무엇인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대응 매뉴얼은 있는지,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는데 증시 자금 유출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지 불안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

내수는 내수대로 철도 파업, 가계부채, 조류인플루엔자 창궐, 높은 실업률 등 해결 과제가 산더미다. 그런데 책임자도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물론 총리·정치권·경제부처 어느 하나 앞장서 경고등을 켜거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곳이 없다. 지금 경제수장이 누구인지,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 카드가 살아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정부의 경제정책 완성도와 방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마당에 대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과 신규채용에 소극적인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경제는 타이밍이다. 언감생심 창조경제까지는 기대하지도 않겠다. 화폐경제, 실물경제 같은 경제의 기본이라도 제대로 챙겼으면 한다.

이 소 아
경제기획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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