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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혼란한 정세 노려 ‘맞불’ 군사도발

기자
정영태 사진 정영태
美 ‘선제공격론’, 무수단 미사일로 ‘맞불’
 
11월 15일 낮 12시 33분 경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이 발사되었다. 지난 4월 15일 1차 발사 이후 7번째 무수단 발사였지만 실패로 확인되었다. 북한은 5차 무수단 발사까지 실패를 거듭하다, 6월 22일 고각으로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높은 각도로 발사해 최대 1413km까지 쏘아 올렸고 비행거리는 400km로 나왔다. 북한의 무수단급 이상 미사일은 미국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무기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500km 이상으로 필요시 괌 기지 타격 위협을 미국에 가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은 태평양상 괌 기지를 공격할 핵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여 ‘선제공격론’을 쏟아 내 놓았던 미국에 ‘맞불’ 도발하는 과감한 행태를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5차 핵실험 이후 미국 내에서는 ‘선제공격론’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김정은 정권에 대해 “핵공격을 수행할 향상된 능력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러고 나면 바로 죽는다”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미국의 이 같은 경고는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이고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10월 15일)을 내놓기도 하였다. 동시에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도발이 당일인 15일에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북한 당국이 미국의 위협에 대해 절대로 기죽지 않는다는 허세를 부린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 더해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조치로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한·미는 10월 10일부터 사상 처음 한반도 전 해역에서 해군 및 육군, 공군 전력이 투입된 대규모 훈련을 벌여 10월 15일에 종료하였다. 바로 다음날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직접적인 ‘맞불’ 대응이라 할 수도 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은 평택 주한미군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사실상 10월 16일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은 원산 북쪽에 위치한 방현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것으로 가정하면 400 km 정도 떨어진 평택 주한미군 기지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후속된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실패로 끝남에 따라 체면을 완전 구겼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5일 만인 10월 20일에 또 다시 8번째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북한의 8번째 무수단미사일 발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양국의 외교 및 국방의 수장들이 만나 ‘2+2(외교·국방)회담’을 개최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논의한 직후에 미사일 발사가 감행된 것이어서 이 역시 북한 당국의 대미 ‘맞불’ 도발 성격을 띠고 있다.
 
한·미 특수부대 연합훈련, 특수부대로 ‘맞불’
 
지난 10월 10일에서 21일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는 다국적 공군 연합 훈련인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를 실시한 바 있다. 특이한 것은 이번 훈련에선 대한민국 공군의 수송기가 미 육군 특수부대를 공수하는 연습을 한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 육군 특수부대가 미 공군 수송기로 강하훈련을 한 적이 있지만 미 육군 특수부대가 우리 공군 수송기로 강하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것은 한·미간의 특수부대 훈련이 상호 보완성을 확인하면서 더욱 실전적인 특수부대 연합 작전능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공군의 침투작전 부대인 공정통제사(CCT) 요원들과 미 공군 353 특수전단이 주한 미 공군 군산기지에서 티크 나이프(Teak Knife)라는 연합훈련이 전개되었다는 사실이 지난 10월 27일 밝혀지기도 했다. 물론 ‘Teak Knife’ 훈련은 1990년대부터 정기적으로 실시해 온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는 데 의미를 더한다. 즉 한·미가 특수작전을 통한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시설을 괴멸시킨다는 것이 단순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과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저공 침투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미 공군수송기 MC-130과 우리 공군 수송기 MC-130 함께 투입되는 훈련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전격적으로 그들의 특수부대를 찾는 것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1월 4일 김정은이 “인민군 제 5·25 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부대를 시찰했다”면서 “이 특수부대는 청와대와 괴뢰 정부, 군부요직에 틀고 앉아 천추에 용서 못할 만고 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추물들을 제거해 버리는 것을 기본전투 임무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5. 25 군부대는 군 총참모부 작전국인 작전총국을 말하는 것으로서 김정은이 직접 조직하였고, 그가 “특별히 중시하며 제일 믿는 전투단위”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김정은의 갑작스런 북한의 특수부대를 찾은 것은 우리의 참수작전 등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성격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방지역을 찾아 연평포 포격 임무를 보고받았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방지역을 찾아 연평포 포격 임무를 보고받았다.



백령도 앞둔 웅진반도, 포병으로 ‘맞불’
 
이어서 11월 11일 북한 당국이 황해남도 웅진반도 끝부분에 있는 마합도의 포병부대를 찾아 포사격 훈련을 김정은이 지도했다고 전한 것 역시 특수작전 훈련을 포함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직접적인 ‘맞불’ 대응 성격이 강하다. 마합도는 백령도에서 18km 가량 떨어져 있는 섬으로서 서쪽지역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이 여기를 찾아 포사격 훈련을 참관하고 지도한 것은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지역의 한국을 하시라도 타격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가하고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김정은은 “싸움이 터지면 마합도 방어대 군인들이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면서, “이곳 방어대와 같이 적들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의 군인들은 그 누구보다 혁명적 신념이 투철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북방한계선 인접 최전방지역으로 밝혀진 마합도 방어대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까지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이곳 현지지도 사실을 부쩍 부각하고 나선 것은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높여 강한 위협 인식을 갖도록 하는 심리전적 군사태세를 강화하는 의도가 있다.
 
11월 13일에도 김정은이 북한의 최남단인 갈라도와 장재도에 있는 군부대 현지지도를 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박정천 포병국장에게 연평도 대상물 타격 임무 분담내용을 보고 받은 뒤 ‘새로 조직한 연평도 화력타격계획 전투문건’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갈라도에도 새로 전초기지를 세웠으며, “적들이 조금이라도 허튼 짓을 한다면 즉시 멸적의 포화를 들씌울 것”이라고 함으로써 서해안의 긴장 상황을 조성하는 등의 군사적 맞대응 태세를 확대해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5일에도 김정은은 조선인민군 제 380 대연합부대를 찾는 등 군사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이와 같이 11월 들어 김정은의 공개 활동 대부분이 군대 관련 행사였다는 점에서 우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지금 대한민국 국내는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치적으로 지극히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대내외적 통치권 행사도 상당히 불투명하다. 북한의 김정은은 이러한 허점을 노려 대남 군사도발을 강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정세를 더욱 혼미하게 만들고 박근혜 정부 붕괴를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오판이 우려된다. 결과적으로 김정은의 도발적인 행동과 언사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의 철저한 대북 안보적 태세가 요구된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군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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