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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평가단이 간다] 고흐가 그린 아몬드 나무 사이 거닐어봐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평범한 풍경이 담긴 그림인데 너무 생동감 있어 살아 움직일 것만 같거나 따스한, 혹은 차가운 감정을 느끼게 되죠. 요즘엔 실제 미술 작품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구현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가 종종 열리고 있습니다. 인상주의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헬로아티스트’ 전시도 그렇죠. 살아 움직이는 작품을 구경하며 감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중 체험평가단이 출동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은 컨버전스 아트로 다시 태어나 벽에 걸린 채 끊임없이 움직인다. 김혜연·이웅찬·문지훈(왼쪽부터) 소중 독자가 그림이 움직임과 동시에 점프를 하고 있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은 컨버전스 아트로 다시 태어나 벽에 걸린 채 끊임없이 움직인다. 김혜연·이웅찬·문지훈(왼쪽부터) 소중 독자가 그림이 움직임과 동시에 점프를 하고 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심리학 용어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키워 어떤 문제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마음수련의 방법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지혜로운 판단을 내리기 위해 마음을 챙기는 것이죠. 또 사물에 대한 주의력이 깨어있는 마음 상태를 말하기도 합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알아두면 좋은 말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반포동 솔빛섬을 찾은 소중 체험평가단은 칼바람을 헤치고 ‘헬로아티스트’ 전시장에 들어섰습니다. 차가운 바깥과는 달리 전시장 내부는 무척 따뜻했습니다. 향긋한 커피향이 감돌고 은은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분위기였죠. 전시장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카페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전시 안내를 담당한 김수란 도슨트는 체험평가단을 반기며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때 마음챙김의 자세로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전시장은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인상주의란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물의 인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예술 경향을 말하죠. 자세히 살펴보니 실내 장식과 조명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곳곳에 놓여진 조명과 의자는 따스하면서도 편안한 쉼터에 온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지요.
벽에 걸린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

벽에 걸린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걸쳐 7명의 화가들에 대한 소개와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자신들의 그림에 어떻게 시대를 반영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새로운 그림 기법을 꾸준히 선보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체험평가단이 1층에서 처음 만난 화가는 클로드 모네입니다. 그는 빛의 변화를 예리하게 잡아내 그리는 것이 특기였죠. 그는 ‘빛이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한 화가입니다. 한 정원에서 30년 동안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그린 ‘수련’(1906)이란 작품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벽에 걸린 모네의 작품들은 찬란한 빛으로 가득했고, 컨버전스 아트의 힘으로 인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마치 빛이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처럼 말이죠.

다음으로 본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작품을 이해하려면 작가의 삶을 아는 것이 좋다고 해요. 평가단은 벽에 걸린 고흐의 일생을 차분하게 살폈습니다. 다소 늦은 나이인 27세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고흐는 초기엔 주로 어두운 색채의 그림을 그렸지만 인상주의 영향을 받아 작품의 색채가 조금씩 밝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1889)과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1888)은 밤을 배경으로 한 몽환적 느낌을 주고 있었고요. ‘꽃 피는 아몬드 나무’(1890) ‘해바라기’(1888)와 같은 작품은 더없이 밝은 느낌을 줬습니다.

 
컨버전스 아트로 다시 태어난 인상주의 작품들
1층의 마지막은 에두아르 마네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김 도슨트는 “마네는 인상주의의 개척자로 불리는 인물”이라 말했습니다. 단순한 선 처리와 풍부한 색채감이 특징인 그의 작품은 당시 프랑스에서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대표작인 ‘피리 부는 소년’(1866) ‘풀밭 위의 점심 식사’(1863)을 보니 과연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프랑스 정부는 1881년 레지옹 도뇌르라는 훈장을 마네에게 수여하며 당대 최고의 화가로 인정했다고 합니다.
도슨트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는 체험평가단.

도슨트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는 체험평가단.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서자 폴 세잔과 에드가 드가의 작품이 평가단을 반깁니다.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1895)를 보니 컨버전스 아트로 그림 속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며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어요. 그는 독특한 구성으로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였습니다. 왜 ‘인상주의’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작품의 주제가 분명했죠. 그 옆에 자리한 드가의 작품들은 조금 더 화려했습니다. 드가는 근대 프랑스 파리 부유층의 생활상을 작품에 그려낸 화가입니다. 발레나 승마를 즐기는 부자들의 모습이 신선하고 화려한 색채감으로 표현돼 있었어요. 인물의 동작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특징을 부각시키는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가득했습니다. ‘발레수업’(1873) ‘몸을 숙인 무용수들’(1885)을 보니 사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교했어요. 평가단은 드가의 작품을 보며 그림 하나를 그리는데 무척 고생했겠다는 생각을 했죠. 옆에는 이런 반응을 예상한 듯한 드가의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내가 죽으면 내가 얼마나 열심히 작업했는지 알게 될 거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컨버전스 아트 앞에서 나란히 걸으며 작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컨버전스 아트 앞에서 나란히 걸으며 작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벽을 돌아 나가자 거대한 스크린이 펼쳐집니다. 그림 대신 정원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김 도슨트는 “모네가 살던 파리 인근 도시인 지베르니의 정원 풍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모네가 30년 동안 한 정원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는데, 이곳이 바로 지베르니 정원입니다. 작품 대신 사진이 걸려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이 모네라 생각하며 정원을 바라보고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평가단은 스크린 앞에 놓인 방석에 앉아 지베르니 정원을 감상하며 잠시 저마다의 생각에 잠겼습니다.
 
VR 기기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VR 기기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는 폴 고갱의 작품이 걸려 있었습니다. 문명 세계에 대한 혐오감을 가져 남태평양의 타히티섬으로 떠난 고갱의 이야기도 볼 수 있죠. 그의 작품에는 주로 타히티섬에서 만난 원주민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원시적인 옷차람은 건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듯 했어요. ‘타히티의 여인들’(1891) ‘설교 뒤의 환상’(1888)이란 작품 속 주인공들은 모두 원주민 여인들입니다. 흰 모자를 눌러 쓴 독특한 차림은 타히티섬 원주민의 특징이기도 하죠. 고흐와의 돈독한 우정도 고갱의 일생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고갱은 고흐와 함께 남프랑스의 ‘노란집’이란 화실에서 같이 살았지만, 서로 다른 예술적 견해 때문에 싸워 고흐가 귀를 자르고 결별한 일도 겪었어요. ‘귀가 잘린 자화상’(1889)이란 고흐의 작품을 보며 평가단은 당시 그들의 심정이 어땠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봤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는 VR(가상현실) 기기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VR 기기를 착용한 평가단은 지금까지 둘러본 작품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살펴보며 마음 가득 따스함을 챙겼습니다.
 
헬로아티스트전
헬로아티스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솔빛섬 전시장.

헬로아티스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솔빛섬 전시장.

장소 서울 한강반포공원 솔빛섬
기간 오픈런(공연이 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연),
매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요금 성인 1만5000원, 학생(초·중·고) 1만2000원, 유아 8000원
문의 1661-0553

체험평가단 후기
김혜연(용인 신일초 4) | 런던에서 봤던 작품들을 다시 보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어. 같은 작품이라도 전시 장소와 방법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 르누아르의 작품이 기억에 남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야.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작품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어.

문지훈(수원 황곡초 1) | 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란 작품을 좋아해. 여러 번 따라 그려보기도 했지. 전시에서 고흐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해서 무척 기대했고, 역시나 좋았어. 원작에선 볼 수 없었던 컨버전스 아트만의 매력도 있었지. 별이 동그랗게 회오리 모양으로 움직이는 게 인상적이었어.

이웅찬(고양 무원초 3) | 인상주의 화가에 대해 잘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을 보냈어. 고흐가 생전에 불운했다는 것, 마네 그림 속 사람의 시선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이유, 르누아르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사실 등을 알았지. 궁금하면 꼭 전시를 보도록 해.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kim.choonsik@joongang.co.kr·본다빈치,
취재=김혜연(용인 신일초 4)·문지훈(수원 황곡초 1)·이웅찬(고양 무원초 3) 소중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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