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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동빈 회장 독대 뒤 “롯데가 75억 내기로 했다”

20일 검찰이 공개한 최순실(60)씨 등 세 사람의 공소장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원을 대기업으로부터 걷는 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5년 10월 미르재단의 출연금 규모는 원래 300억원이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500억원으로 증액됐다.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20일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이날 오전 검찰에서 조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가고 있다. [뉴시스]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20일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이날 오전 검찰에서 조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가고 있다. [뉴시스]

박 대통령의 지시에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출연 기업에 KT·금호·신세계·아모레는 반드시 포함시키고,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에도 연락해 봐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500억원을 채우기 위해 애초에 출연금을 내기로 했던 삼성·현대차·SK·LG·GS·한화·한진·두산·CJ 등 9개 그룹에 증액을 요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공소사실을 보면 또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추가 출연 기업으로 포함시키라고 지시한 롯데·KT·금호·신세계·아모레·현대중공업·포스코 등 7개 그룹과 전경련이 추가한 LS·대림 등 2개 그룹에는 “출연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물었다. 결국 재무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있던 현대중공업과 문화 분야에 이미 거액을 투자했던 신세계그룹을 제외한 16개 기업은 그해 11~12월 사이 미르재단에 총 486억원을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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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공소장에 “기업들이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세무 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기업 활동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출연금을 납부했다”고 적시했다.
◆추가 모금도 진두지휘
일부 대기업은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게 다가 아니었다.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75억원’ 지원을 추가 요구한 것으로 나온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안 전 수석에게 신 회장과의 자리를 만들라고 지시한 뒤 14일 청와대에서 독대했다. 당시는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었다. 박 대통령은 면담 직후 안 전 수석에게 “롯데가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 상황을 챙겨보라”고 지시했다. 이 사업은 최씨가 지난 1월 더블루K를 설립한 뒤 2월께 이익 창출 사업(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으로 기획한 것이었다.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사업계획이 전달된 이후 안 전 수석을 통해 신 회장과의 독대가 성사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독대 후 이인원 당시 부회장에게 대통령의 자금 지원 요청 건에 관한 업무처리를 지시했다. 그러나 롯데 측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이미 많은 자금을 출연했고, 사업계획도 구체성과 실현성이 떨어진다. 35억원만 출연하겠다”고 수정 제의했다. 이를 보고받은 이 부회장은 기업활동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요구한 돈이 75억원이니 괜히 욕 얻어먹지 말고 전부를 주라”고 지시했다. 롯데그룹은 물밑 협상을 한 끝에 7개 계열사를 동원해 5월 25~30일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송금하는 선에서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포스코에도 직접 민원
최씨는 똑같은 수법으로 포스코그룹에도 스포츠팀 창단을 요구했다. 지난 2월 ‘포스코를 상대로 배드민턴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K가 선수단 매니지먼트를 한다’는 기획안을 마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또 올해 2월 22일 포스코그룹 권오준 회장과 독대해 “포스코에서 여자 배드민턴팀을 창단해 주면 좋겠다. 더블루K(최순실 회사)가 거기에 자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대가 끝난 뒤 나온 권 회장에게 안 전 수석은 더블루K 대표의 연락처를 건네며 “만나보라”고 했다.

공소사실을 보면 이후 포스코는 어려운 경영 여건 등을 이유로 여자 배드민턴 창단이 어렵다는 의사를 더블루K에 전했다.

그러자 최씨가 “더블루K 직원들을 잡상인 취급했다”고 발끈했고, 안 전 수석은 최씨 측에 “VIP께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하는 한편 포스코에 새 카드로 통합스포츠단(기존 5개 체육팀+남녀 펜싱팀, 남녀 태권도팀, 여자 배드민턴) 창단을 요구했다. 보복을 두려워한 포스코는 결국 2017년에 16억원 상당의 펜싱팀을 창단하고 매니지먼트를 더블루K에 맡기겠다고 절충했다. 최씨의 위세에 눌려 사실상 백기투항한 셈이다.
 
◆현대차 광고 플레이그라운드로
한편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독대한 직후인 2월 16일 안 전 수석을 시켜 최씨 소유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 광고를 수주할 수 있게 요구하도록 했다. 정 회장은 결국 플레이그라운드에 70억6627만원 상당의 광고 5건을 발주(올해 4∼5월)했다.

현일훈·김나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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