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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애용한 비타민 주사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다나의원(서울 양천구)·서울현대의원(동작구)·차움의원의 공통점은? 비타민 주사 남발이다. 차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0)·순득(64) 자매가 이용했다. 박 대통령이 만성피로증후군(바이러스 후 피로증후군) 환자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적지 않게 비타민 주사를 맞은 것 같다. 당선 전에는 차움에서 맞았다. 대통령 자문의사 김모(가정의학과)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청와대에서 영양 주사를 놔줬다”고 말했다. 또 필요할 때마다 청와대 의무실에 주문을 넣었고 의무실에 (비타민제를) 다 구비해뒀다고 한다. 대리 처방 흔적도 나왔다. 최씨 자매가 차움의원 진료기록부에 ‘청’ ‘안가’ ‘대표’라고 표기하고 처방받아 갔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암·뇌질환 등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을 공약했다. 중증질환 진료비의 75% 수준인 건보 보장률을 2016년까지 100%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춰 건보를 확대해 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비급여(비보험) 축소를 강조하면서 정작 대통령 본인은 비보험 주사에 매달렸다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 해 수조원의 건보 재정을 새로 투입해도 전체 건보 보장률은 몇 년째 63%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급증하는 비보험 진료비 때문에 서민들의 의료비 고통이 여전하다.
비타민 주사는 대표적인 비보험 진료다. 3만~10만원의 비용 전액을 환자가 부담한다. 의료기관들은 백옥·마늘·칵테일·비욘세·신데렐라 등의 화려한 수식어로 유혹한다. 효과는 미지수다. 일부에서 근거 자료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몸이 개운해지는 듯하지만 주사 맞는 시간(30분~1시간)의 ‘휴식 효과’ 덕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격을 맘대로 받고 수요가 느니까 2013년 이후 제약회사의 신제품 출시가 급증했다. 미용 시술 의약품(보톡스 포함)이 연 1000억원이 넘는다. 의료기관도 너도나도 뛰어든다. 차움은 명색이 대학병원인 차병원 계열 의료기관인데도 비타민 주사에 열을 올렸다.

비타민 주사제는 통제받지 않는 시장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가 이달 초 “신데렐라 주사 등 환자를 현혹하는 상업적인 명칭을 쓰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자제한다”고 결의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비타민 주사제의 대부분은 식약처 허가 범위를 초과해서 쓰인다. 영국·호주 등은 의약품 허가 범위 외 사용 기준 및 의사 책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활용한다. 한국 정부가 언제까지 방치할 건지 모르겠다.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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