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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둘러싼 해양분쟁, 현실로 다가온 신냉전?

기자
김태호 사진 김태호
중국의 대외 안보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016년의 경우 한반도와 남중국해의 난사(南沙)군도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으나 이외에도 대만과의 양안(兩岸)관계 그리고 일본과의 동중국해(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도 정체되거나 중국측 입장에서 볼 때,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이 4개 분쟁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추동 요인 혹은 원인이 되고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이나 지역 강대국인 중국 모두 동아시아에 사활적 이익을 갖고 있고 동시에 타방에 의한 독점적 지배를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부 식자들이 지적하듯이 ‘신(新) 냉전’ 혹은 ‘긴장과 대립의 시대’가 도래한 것인가?
 
중국을 둘러싼 분쟁의 호(弧, arc)
 
중국은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1990년대 말까지 국경분쟁이 거의 종료되었고, 현재 남은 분쟁지역은 인도와의 국경이다. 당연히 중국의 관심은 중국의 동쪽과 남쪽의 해양으로 쏠리게 되었는데, 동아시아의 바다는 다자간 분쟁으로서, 분쟁 당사국들 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그렇다고 평화적 해결도 어려운 실정이다.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중국해 그리고 한반도를 선으로 이으면 초생달 혹은 호(弧)의 모양이 되는데, 가히 ‘분쟁의 호’라고 부를 수 있다. 남중국해의 경우 베트남에 가까운 해역이 시사(西沙, the Paracels)군도인데, 1974년 이후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국내외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우디섬(Woody Island, 永興島)은 중국의 하이난(海南)도 싼야(三亞)에서 336km 떨어져 있고, 약 3,000m 활주로, 지대공 미사일체계 및 항만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남중국해에 속해 있으나 난사군도와는 다른 해역이므로 헷갈리면 안 된다.
 
보다 복잡한 해역이 난사군도(the Spratlys)인데, 분쟁 당사국 수(6개), 영유권 주장 해역의 중복, 지형물(features)의 불명확한 정의 등 많은 난제가 있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외국의 항해 및 비행 활동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를 내리고 있다. 미국은 일국의 영해(18km)를 벗어난 해역에서의 상업 및 군사 활동은 ‘항해의 자유’에 속한다고 본다. 이에 대해 중국은 동 수역은 공해(公海)와 다르기 때문에 해당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며 특히 각종 군사활동은 금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국 간의 입장 차이는 근본적으로 해양 국가와 대륙 국가 간의 이익 충돌로서 타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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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에 들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가장 많은 대치 국면 혹은 충돌을 겪은 국가는 필리핀과 베트남이었다. 필리핀의 경우, 지난 7월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로 15건의 소송에 대해 중국에 ‘완승’하는 쾌거를 거두었고, 이에 대해 미국, 일본, 호주도 ‘최종적이고 구속력이 있다’고 환영하였다. 특히, 동 판결은 중국의 영해권 주장의 주요 근거인 구단선(九段線, nine-dash line)의 역사적 연원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중국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중국의 반응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우선, 상설중재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으며, 남중국해에 대한 백서 발표, 시사 및 난사군도에 대한 무력 시위와 해상 훈련 실시, 동 결정의 공정성 문제 제기, 여론전 확대, 필리핀과의 대화 시도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 중국을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은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20일 중국을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은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달(10월) 두테르테(Duterte) 필리핀 대통령의 방중에 이어 이번 달에는 나집(Najib) 말레이시아 총리의 방중이 이어졌다. 주요 의제는 경제 협력이었고, 중국 지도부는 양국에 대규모의 원조와 경제 협력을 약속했다. 두 정상의 방중 시 대외적으로 발표된 남중국해 이슈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 지속적인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을 감안할 때, 상기 조치는 아세안(ASEAN) 국가에 대한 중국의 유화정책인가?
 
문제는 보다 근본적이라고 본다. 중국은 아세안을 포함하는 주변국과 평화로운 대외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철도 및 항만 건설 등에 아세안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만, 중국이 정의하는 주권과 같은 ‘핵심 이익’은 침해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장 강력히 도전하는 국가가 미국이고,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헷징(hedging, 이중 보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호 한림국제관계대학원 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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