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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걱정 시기상조, "방위능력" 획기적으로 강화

10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안광찬 전 국가위기관리실장을 만났다. 안 실장은 육사 25기 출신으로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미군들과 5년 4개월을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한미연합작전을 계획하고 연습함으로써 한미연합작전준비태세를 발전시켰고 2004년에는 용산기지 평택이전협상 한국측 대표로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국가위기관리실장에 임명돼 국가적 군사위기상황을 안정시키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2014년부터는 단국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최근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따른 안보위기에 관한 평가와 대처방안,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정책 변화 및 한미관계 등에 관한 생각을 털어놨다.
 
Q.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한미관계의 변화가 우려 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미관계 변화 지나친 걱정, 시기상조”
 
아직은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했던 발언 중에는 한반도 안보와 관련하여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집권이후에도 선거과정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제 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트럼프 정부 내에 안보와 외교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충원되어 실질적으로 한반도 안보문제에 대하여 심층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우리들의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하는 정책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비 분담 조정에는 대비해야”
 
다만 한 가지 유의할 부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개인의 성향을 보면 안보문제에서도 기업가 의식이 반영된 정책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안보 문제를 비용적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후보시절에 한국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하여 주장한 내용들이 장차 가시화될 때에 대비하여 지금부터 검토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안 실장은 미국 전략변화의 기원과 현상을 설명하며 독자적 방위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사진 박용한 기자]

안 실장은 미국 전략변화의 기원과 현상을 설명하며 독자적 방위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박용한 기자]

“미국 안보전략변화 오래전부터 시작, 한국 '방위능력' 획기적 강화 필요”
 
이미 1969년 닉슨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미국의 안보전략변화를 생각해야 한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자국의 안보는 스스로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유럽에서 냉전체제가 와해된 1990년대 초, 미국 상원의 Nunn-Warner 수정안에서는 한국이 ‘자체안보의 책임을 확대’하고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가능성’ 협의 등을 검토하여 결과를 보고케 하였다. 그 결과, 평시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전환된 바도 있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미국의 안보정책변화 과정들을 다시한번 살펴보면서 우리 스스로의 힘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방위능력'을 획기적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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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년에 북한이 노동이나 스커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재래식 도발은 더 쉽게 감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는지요, 어떻게 내응해야 합니까? 미군과 공동국지도발 계획이 있는데 어떻게 협조합니까?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하게 응징해야”
 
혹자는 북한이 핵 개발을 완료해 탄도미사일의 탄두로 장착하면 북한이 군사도발 시 우리의 대응이 더 욱 어려워 질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핵무기는 쉽게 사용할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이 재래식 무기에 의한 국지성 도발을 했을 때 오히려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서도 강력하게 응징보복을 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공동 국지도발대비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민감한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한국이 주도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물론 보다 전략적인 수준의 무기를 사용할 경우는 미국과 협의해 대응한다.
 

Q.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합니까? 전술핵 재배치는 가능하다고 보는지요 또한 트럼프가 한국이 차라리 핵무장 하라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핵우산 제공을 더욱 확실하게 보장하는 체제와 의지를 가시화 해야”
 
본인은 개인적으로 한반도에 전술핵무기가 재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한국의 핵무장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유사시 반드시 시행할 수 있게 구체화함으로써 대북억제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Q. 가장 시급한 국방개혁 과제는 무엇입니까?
 
“무기만큼 정신전력도 중요”
 
국방개혁을 말하면 보통 군사력 건설, 어떤 무기를 사고 얼마나 많이 필요한 지 말하지만 사실은 이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전력 강화다. 군의 사명감과 전투의지를 뒷받침하는 정신전력이 강화돼야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정보획득 능력 강화해야 독자적 방위능력 강화 가능”
 
지금은 우리는 중요한 정보를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독자적 국방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보전력의 확보가 선결과제이다. 정보전력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비용도 소요되지만, “적을 알아야 싸워 이길 수 있다” 즉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명언이 정보전력 확보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안 실장은 육사를 졸업하고 65사단장,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등을 역임한 예비역 장군이다. 정신전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박용한]

안 실장은 육사를 졸업하고 65사단장,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등을 역임한 예비역 장군이다. 정신전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박용한 기자]


“북한 ‘비대칭전략’에 ‘역비대칭전력’으로 대응”
 
물론 지금 우리 군이 잘 하고 있지만, 우리는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 및 배치하거나 비대칭전력을 강화하면 그것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대비책을 강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으로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제대로 억제하고 방어하기에 미흡할 뿐만 아니라 항상 적의 의도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나름의 비대칭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역비대칭전력이라고 한다. 역비대칭전력의 무기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스텔스 전투기다.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한미연합훈련도 더 많이 함으로써 적에게 부담을 주어야 한다. 우리가 북한의 기술력을 훨씬 상회하고, 그들이 보유하지 못한 비대칭무기를 확보해야 북한이 쉽게 공격할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Q. 기타, 하고 싶은 이야기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전쟁을 각오하는 국민의식이 전쟁을 억제한다”
 
북한은 우리 온 국민이 “만약 적이 전쟁을 도발하면 우리도 전쟁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감히 전쟁도발을 못할 것이다. 그것이 전쟁억제력을 만드는 핵심이다. 이순신 장군이 말했듯이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나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게 하면서 적과 싸워 이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적이 만약 전쟁을 도발하면 우리도 다치거나 죽기도 하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그런 피해를 감당할 의지가 충만할 때 전쟁은 억제될 것이다. 적은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위협을 하는데, 우리 내부에서 “전쟁하자는 거냐?“고 전쟁을 두려워하는 인상을 주는 유약한 이야기를 하면 적으로 하여금 오판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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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 한반도 문제 깊은 이해 필요" 

한 가지 더 이야기 한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언급 했던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는 문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을 요하는 문제라고 본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대화는 오히려 북한에게 핵 개발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시간만 벌어 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 좋은 사례가 지난 1994년 갈루치가 북한과 대화하고 제네바 협약을 합의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에게 핵개발 시간만 벌어주었다. 부디 트럼프 당선자의 안보전문가 참모들이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하여 심층 깊은 연구와 검토, 그리고 북한의 야욕을 궤뚫어 보면서 한반도 안보정책을 수립해 주기를 희망한다.

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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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