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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거부한 청와대, 박스 7개 분량 넘는 자료 건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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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29일 경찰들이 청와대 앞 신무문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0일 청와대로부터 박스 7개 분량 이상의 자료를 넘겨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순실(60)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틀째 청와대 강제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가 박스 7개 분량 이상의 자료를 넘기자 일단 갖고 돌아와 분석에 착수했다. 여기엔 이날 사표가 수리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의 집무실에 있던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서류와 최씨 관련 자료가 포함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자료 역시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검찰이 다시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청와대로부터 상자 7개 이상 분량의 압수물을 임의 제출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29일에도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모금을 위해 대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인사자료 등을 건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가기밀을 이유로 압수수색에 대한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했고 7시간 가까이 대치하던 검찰은 결국 오후 9시쯤 철수했다.

검찰이 판단한 청와대 불승인 사유서의 법적 근거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다. 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곳은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111조는 ‘공무원 등이 소지한 물건이 비밀이라고 신고된 경우 감독 관공서 등의 허락 없이는 압수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다만 두 조항 모두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금지할 수 없도록 단서가 달려 있다.

청와대의 주장은 두 사람의 사무실이 ‘군사상 비밀’이 있는 장소여서 110조에 따라 압수와 수색 모두 금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해당 조항이 적시한 장소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와대의 모든 자료가 다 기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더러 두 사람의 집무실이 군사기밀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곳이 아닌 만큼 수색은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관계자도 “해당 장소는 국정원이나 대검 공안부장실처럼 공무상 비밀 장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반면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자료를 일괄 압수수색할 경우 사건과 관련 없는 기밀이 함께 외부로 나갈 위험이 있다”며 “청와대라는 특성을 감안해 임의제출 받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단서 조항에 제시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해당 단서 조항을 좁게 해석한 반면 청와대는 넓게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국가 기밀 문서를 유출한 것에 대해 직접 사과한 마당에 압수수색이 미칠 해가 크다는 청와대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건 4년 만이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특검팀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사저부지 매입 계약 등과 관련된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았다. 검찰은 자료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청와대 경호처를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해 집행하지 못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임의제출한 자료가 수사에 충분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본래의 취지에 따라 강제 집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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