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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이 도구를 만든다?…아니 원숭이도 돌도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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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친원숭이가 단단한 돌로 다른 돌을 깨서 돌도끼를 만들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 짓고자 호모 파베르(Home faber), 우리말로 ‘도구의 인간’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제 이 말을 쓸 수 없게 됐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런던대, 브라질 상파울루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브라질 세하 다 카피바라 국립공원에 사는 카푸친원숭이(꼬리감는 원숭이)가 구석기인처럼 돌을 깨서 뾰족한 석기(타제석기)를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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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친원숭이가 만든 돌도끼들. [사진 네이처]


연구팀은 카푸친원숭이 무리를 관찰하던 도중 여러 마리가 석영암이나 규암처럼 단단한 돌을 골라 다른 돌을 내리친다는 동작을 반복하는 걸 발견했다. 깨진 돌 111개를 모아 분석한 결과 이 중 절반 가량은 한쪽 면이 날카로운 형태였다. 구석기인이 만든 돌도끼와 비슷했다.

연구팀에 참가한 옥스퍼드대 토모스 프로핏 교수는 “원숭이가 만든 것을 모르고 봤을 땐 올도완(Oldowan) 석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올도완 석기는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250만~170만년 전 돌도끼를 말한다.
 
카푸친원숭이는 심지어 자신의 도구를 동료에게 과시했다. 연구팀은 “원숭이의 이런 행동은 인간이 도구를 만드는 행동과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하이파대 연구진은 영장류 일종인 보노보에게 석기를 제작하는 훈련을 시킨 결과 170만년 전 구석기인의 석기와 유사한 수준의 석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훈련의 결과일 뿐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카푸친원숭이가 석기를 사용하는 장면은 관찰하지는 못했다. 다만 도구를 만드는데 사람의 손이나 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건 아니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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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친원숭이. [사진 위키피디어]

남미 정글에 주로 사는 카푸친원숭이는 작은 얼굴에 긴 팔다리, 턱에 난 수염이 특징이다. 꼬리가 길어 나뭇가지를 둘둘 말아 감을 수 있다. 그래서 ‘꼬리감는 원숭이’라고도 불린다. 물을 먹거나 먹이를 찾을 때 빼놓고는 늘 나무 위에서 무리를 지어 산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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