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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농사, 밤엔 공연…단양 산골로 귀농한 연극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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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의 만종리 대학로극장은 농경지 옆 야외무대와 비닐하우스 1동으로 구성돼 있다. 극장의 허성수 감독(왼쪽에서 셋째)과 배우, 주민들은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연극 연습과 공연을 한다. [프리랜스 김성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아비뇽 페스티벌은 1947년 연극 세 편을 야외 무대에서 공연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연극 중심이던 이 축제는 60년대 중반 이후 춤·뮤지컬·현대음악 등을 아우르는 종합예술 축제로 발전했다. 인구 9만의 소도시 아비뇽은 매년 7월이면 수십만 명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서울 대학로를 떠나 산골 마을에서 ‘한국의 아비뇽’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만종리에 둥지를 튼 연극인들과 만종리 대학로극장 허성수(49) 감독이다. 허 감독은 지난해 4월 옛 대학로극장의 정재진(63) 대표, 연극배우 기주봉(61)씨, 단원 10여 명과 함께 만종리로 무대를 옮겼다.

허 감독은 “대학로의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 못해 문 닫는 소극장이 늘어났다”며 “생계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귀농 연극인이 됐다”고 말했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그의 고향으로 주민 190여 명이 살고 있다. 허 감독과 단원들은 지난해부터 9900㎡ 크기의 밭을 빌려 밀과 양파·콩·고추·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생활은 마을 주민에게서 임대한 집이나 비닐하우스에서 한다. 이들은 재배한 밀로 피자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양파즙을 내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내놓기도 한다.

허 감독은 “낮에 농사를 짓고 밤엔 단원들과 연극 연습과 공연을 이어 가고 있다”며 “관객들이 농산물을 구매하며 ‘예술하는 사람들이 짓는 농산물이라 더 안심이 간다’고 말할 때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만종리 대학로극장은 농경지 바로 옆 야외 무대와 비닐하우스 1동으로 구성돼있다. 평소 연습장으로 쓰는 비닐하우스는 겨울엔 소극장으로 변한다. 지난해 7월 24일 개관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만종리 대학로극장에선 지금까지 150여 차례 공연이 열렸다. 매주 금·토요일에 여는 정기공연에는 100여 명의 관객이 몰린다. 지난 7월에는 보름 동안 ‘만종리 축제’를 열어 다양한 연극 작품도 선보였다. 허 감독은 “만종리 대학로극장이 농촌지역과 예술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양=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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