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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반바지 입는다고 혁신 안 돼…시스템을 바꿔라”

“반바지 입고 오는 걸 허용했다고 혁신이 되진 않는다. 혁신을 가로막는 인사·관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신학철 3M 수석 부회장이 혁신에 목마른 한국 기업들에 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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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3M 수석 부회장은 “혁신을 위해선 기업 인사·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27년 만에 ‘혁신의 대명사’인 3M 최정상에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다. 창립 114년째인 3M이 계속 성장하는 비결은 끊임없는 혁신이다. 요즘도 매출의 35% 이상이 신제품에서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 주최 경제포럼에 참석한 신 부회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혁신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만으론 안 된다. 실행과 상용화가 중요하다. 그러자면 결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사시스템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
“기업 혁신은 경영자, 관리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기술혁신은 잘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결정은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많다. 선의의 실수가 일어났을 때 관리자의 반응이 중요하다. ‘그게 말이 되느냐’는 한 마디에 조직이 얼어붙는다. 사람들은 눈치가 빠르다. 그 다음부턴 말 안 되는 아이디어는 갖고 오지 않는다. 혁신을 가로막는 관리자가 높은 자리로 올라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3M에선 혁신문화 육성이 경영의 첫 번째 책임으로 돼있다.”

신 부회장은 “3M의 혁신 문화는 관리자에 대한 경고로부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관리자가 조직의 혁신 문화와 직원들의 혁신 의지를 죽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선의의 실패를 장려하나.
“예를 들어 최선을 다했는데 시장 상황이 여의치 못해 사업을 접자고 결론 내린 부서장이 승진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런 실패 자체가 조직의 학습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새로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를 겁내는 것은 실패하면 잘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관리자 성과측정은 어떻게 하나.
“단기성과만 보지 않는다. 리더로서의 기본 소양을 함께 본다. 포용력, 토론 주재 역량, 다른 부서와 공동작업(collaboration) 자세 등을 본다. 기본 리더십이 좋은데 단기성과가 안 좋으면 기회를 더 준다. 두 가지를 5년 정도 보면 관리자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나온다.”
왜 한국 기업에서 혁신이 어려운 건가.
“한국의 대기업은 수십년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전략으로 성공했다. 이 경우 강한 리더십과 군대식 상명하복이 기본 요건이다. 그러나 업계를 리드하려면 혁신문화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1~2년 안에 될 일이 아니다. 체질을 바꾸려면 시간이 걸리고 인내가 요구된다.”

신 부회장은 폭스바겐 등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품질 사태 원인은 “실적주의”라고 진단했다.
 
해결책이 뭔가.
“최선을 다했는데 경쟁기업에 지면 지는 거고, 분기 목표를 못 맞추면 못 맞추는 거다. 최선을 다한 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해야 올바른 개선책이 나올 수 있다. 무조건 하라고 해선 안 된다. 기업의 윤리가 바로 서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 윤리의 중심엔 역시 리더와 관리자가 있다.”

최근 한국 재계엔 “좋은 사업기회를 찾기 힘들다”는 푸념들이 많다. 그는 어떻게 볼까.

“‘사업기회가 없다’고 호소하는 1968년 회사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 그때도 ‘시장은 성숙했고 기술은 벽에 부딪쳤다’는 얘기를 했더라.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기술 발전과 인구통계학적 변화 속에 사업기회는 무궁무진하다. 베이징의 스모그만 해도 3M은 엄청난 기회로 봤다. 스모그 마스크 하나로만 10억 달러를 번다.”  

글=뉴욕 이상렬 특파원 진=안정규 JTBC 카메라 기자 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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