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돈보다 의리 지킨 구로다 “일본시리즈 우승하고 은퇴”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카프의 베테랑 투수 구로다 히로키(41)는 ‘의리의 사나이’로 불린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제시한 거액의 제안을 거부하고 친정 팀 히로시마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의리남 구로다가 올시즌 일본시리즈를 끝으로 마운드를 떠난다.
기사 이미지
구로다는 18일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시리즈(22일 시작)가 끝난 뒤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는 동료들에게도 “지난 2년 동안 좋은 팀에서 뛰었고 멋진 꿈을 꾸었다. 마지막으로 웃는 얼굴로 우승한 뒤 맥주 파티를 열고 싶다. 2년 동안 고마웠다”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연봉(6억엔·약 64억원)을 받는 구로다는 올해 24경기에 나와 10승8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그의 은퇴를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히로시마 지역에 방송된 은퇴 기자회견 시청률은 19.2%나 됐다. 히로시마 구단은 구로다가 마지막으로 승리를 따냈던 지난 1일 야쿠르트전에서 밟았던 투수판을 그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1997년 히로시마에 입단한 구로다는 팀의 ‘외로운 에이스’였다. 시민구단 히로시마는 가난했고, 요미우리·한신·야쿠르트 등에 밀려 15년 연속 B클래스(6팀 중 4위 이하·1998~2012년)에 머물렀다.

구로다가 2006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 당연히 팀을 떠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구로다는 히로시마 팬들의 간곡한 부탁을 받아들여 1년 더 히로시마에 남았다. 그리고 이듬해 미국행을 선언했다. 2007년 말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계약한 구로다는 “히로시마 팬들 앞에서 카프 선수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걸 상상할 수 없다”며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면 히로시마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구로다는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7년간 뛰면서 79승을 거뒀다. 그의 꾸준한 활약을 인정한 양키스는 2014시즌 뒤 재계약 의사를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연봉 1800만 달러(약 200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친정팀 히로시마였다. 연봉은 5분의1 수준인 4억엔(43억원)에 불과했지만 8년 전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구로다는 “마지막 공 한 개가 될지라도 히로시마에서 던지고 싶었다. 히로시마의 우승을 위해 뛰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1월 히로시마로 돌아온 구로다는 올시즌 팀을 25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구로다는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일본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은 뒤 은퇴를 결심했다. 모두의 힘을 합쳐 최고의 시즌을 보내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운드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자주 내비쳤다.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엔 “두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없게 되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구로다는 지난해 11승을 거뒀고, 올해는 10승을 올렸다. 하지만 어깨와 발목이 좋지 않아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151과3분의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구로다는 “선발투수로 9회를 던질 수 없는 몸이라 답답했다”고 털어놓았다.

구로다의 책임감은 특별하다. 그는 2008년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4년 계약을 제안받았지만 3년으로 기간을 줄였다. 2011년부터는 1년짜리 계약만 했다. 구로다는 “더 이상 내년을 위해서 야구하는 나이는 아니다. 내가 왜 지금 야구를 하는지 생각하면서 늘 완전하게 온몸을 던지고 싶다. 다년계약을 하면 아무래도 다음 해에 어떻게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여력을 남기면서 시즌을 치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양키스에서 1년간 함께 뛰었던 다나카 마사히로는 “야구를 진지하게 대하는 그다운 결단”이라고 말했다.

구로다는 은퇴를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본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상대는 ‘괴물’ 오타니 쇼헤이(22)가 버티고 있는 퍼시픽리그 챔피언 니혼햄 파이터스다. 오타니는 1차전, 구로다는 2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마운드에선 맞대결 성사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러나 오타니가 타자로 나온다면 투수 구로다와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