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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최근의 밤하늘

최근의 밤하늘
- 정현종(1939~ )

 
기사 이미지
옛날엔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이 있었으나

지금은

빵 하나 나 하나

빵 둘 나 둘이 있을 뿐이다

정신도 육체도 죽을 쑤고 있고

우리들의 피는 위대한 미래를 위한

맹물이 되고 있다

최근의 밤하늘을 보라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어떤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을

별들은 자기들의 빛으로

가슴 깊이 감싸 주고 있다

실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우리들을 향하여

流言 같은 별빛을 던지고 있다



근대 이전까지 별은 낭만과 이상(理想)의 시뮬라크르(simulacre)였다. 별 세던 밤에 이제는 빵을 센다. 이 지독한 물화(物化)의 터널을 관통하면서 우리들의 “피”는 “맹물”로 변했다. 타자의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우리를 대신해, 별이 아픈 자들을 껴안는다. 별이 말을 건넨다(“流言”). ‘너, 어디 있느냐’고. 별의 질문에 ‘여기 있다’고 응답할 때, ‘윤리적 주체’(E 레비나스)가 탄생한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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