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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낯설어진 남북대화 10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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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
JTBC 정치부 차장

미국 대통령선거를 3주 앞두고 오늘 대선후보 간 마지막 TV토론이 열린다.

비선실세라는 최순실씨 관련 의혹으로 소용돌이치는 국내 뉴스의 역동성에 가려 있지만 미국 대선은 우리 입장에선 여전히 사활적인 이슈일 수밖에 없다. 오바마 행정부를 잇는 새 정부의 면모에 따라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한반도 전략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일본 정부·의회 관계자들은 트럼프 캠프 쪽 대외 전략가를 찾아 워싱턴을 종횡무진한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미국 대선을 불과 두어 달 앞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널드 트럼프 학습에 들어가는 우리의 현주소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근차근 대비해 온 일본의 미국 대선 전략과 비교하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를 일이지만 한반도 정세에 대한 두 캠프의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둘러싸고 미국 조야에서 ‘대화냐 제재냐’를 저울질하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정세 흐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얹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기필코 갖게 되면 성능과 위력을 차치하더라도 미국의 안보에 직접 위협으로 인식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원하든 아니든 게임 체인지 상황에 떠밀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클린턴과 트럼프 진영에서 선제타격 같은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기류가 공통적으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남북 문제와 한·미 동맹 이슈가 다시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이 국감 막바지 각종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블랙홀이 됐다. 2007년 11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의 파행 논란도 남북과 동맹 사이에서 피할 수 없는 딜레마가 문제의 본질이다. 동맹을 생각하면 찬성 입장에 서야 하지만 남북관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기권도 계산해야 하는 진퇴양난이다.

내년이면 ‘남북 대결 10년’이다. 정치권의 난타전을 보면 대화 10년 시절에 통용되던 상황 논리가 이제는 낯설어졌다는 게 분명해졌다. 친박계 중진 한 사람은 “그 당시엔 남북관계 관리라는 명분 아래 여러 라인이 가동되던 때였다”면서 관점의 폭을 넓히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라고 했다. 문제는 소모적인 논쟁의 쳇바퀴 속에서 상당 시간 굴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미국의 권력교체와 함께 불어닥칠 냉혹한 국제정치가 코앞인데 도끼 자루 썩는지 모르고 여의도가 정치공학적 셈법에 매달릴 때인지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국감이 끝나면 바로 대선 초입이다. 여야와 장외의 예비 대선주자들은 남북과 동맹 문제의 딜레마를 대하는 소신과 원칙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원칙의 유연한 적용 같은 상황논리는 ‘동그란 네모’같이 언어유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회고록 사태가 증언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용환 JTBC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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