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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남북분단 특수성 고려해도 탈북자 상속권 10년 지났으면 인정 못해"

탈북자의 남북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조부모가 숨진 뒤 10년이 지났다면 상속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탈북자 이모(47ㆍ여)씨가 한국에 거주하는 고종사촌들을 상대로 낸 상속재산회복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19일 확정했다.

6남2녀 중 셋째였던 이씨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9월 서울에서 실종됐다. 그의 대한민국 제적은 77년 법원의 실종선고로 말소됐다. 이씨의 할아버지는 61년 사망했는데 그가 남긴 충남 연기군의 선산은 남은 자녀들이 상속 받았다.

그런데 죽을 줄만 알았던 이씨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생존해 있었다. 그는 2004년 중국 연길에서 브로커를 통해 동생을 만나 자신이 북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후 이씨의 아버지는 2006년 북한에서 사망했다. 이듬해 그의 딸 이씨는 북한을 탈북했고 2009년 6월 남한에 입국했다.

국내에 자리잡은 이씨는 아버지 몫의 상속 재산을 돌려달라고 친척들을 상대로 2011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할아버지가 숨진 61년에 이씨의 아버지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상속 자격이 있었고 딸인 자신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남북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남북가족특례법)에 따르면 남한 주민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한 북한 주민은 민법에 따라 상속회복 청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민법에는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사망한지 10년이 지난 뒤 이씨가 상속회복을 청구한 재판에서 1심과 2심은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남북가족특례법의 제정 취지가 분단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민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북한에 있는 상속인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가혹한 결과가 나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씨의 상속권을 인정했다. 반면 2심은 "민법의 제척기간에 특례를 인정할 경우 법률적 문제가 생겨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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