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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서 왕자도 처형…법 앞에 평등 실천


절대 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도 잘못을 하면 처벌을 받는다.

친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던 투르키 빈 사우드 알 카비르 왕자가 수도인 리야드에서 사형 집행됐다고 18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언론들이 보도했다. 올 들어 134번째 처형된 죄수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자세한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엔 광장에서 참수되곤 한다.

카비르 왕자는 2012년 12월 한 캠핑장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친구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았고 2014년 11월 사형이 선고됐었다. 앞서 피해자 가족들이 사형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안을 뿌리쳤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사형 집행을 발표하면서 "모든 공무원은 보안체계를 준수하고 정의를 확립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사우디엔 왕족이 수천 명에 달한다. 압둘아지즈 초대 국왕에게 22명의 배우자가 있었고 아들만 45명에 달해서다. 살만 현 국왕도 초대국왕의 아들이다. 이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혜택을 받으며 지낸다. 그러니 왕족이 사형에 처해지는 건 더더욱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1975년 파이잘 국왕을 암살한 혐의로 조카인 파이잘 빈 무사이드 왕자가 처형된 게 마지막이다.

이번 사형 집행을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반기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변호사는 트위터에 "모두에게 같은 법이 적용된다는 걸 시민들이 볼 수 있어 멋지다"고 했다. 살만 국왕을 칭송하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왕족의 일원으로 외신 인터뷰에 응한 파이잘 왕자는 "카비르 왕자는 압둘아지즈 초대 국왕의 직계 가운데서도 명망있는 집안의 일원"이라며 "그럼에도 법정에서 특별대접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 국왕은 왕자들과 다른 이들이 법 앞에선 다르지 않다고 늘 얘기했다. 이번 경우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선 살인·마약 사범들이 대개 사형에 처해진다. 최근 들어 테러범도 처형되곤 했는데 올 1월 하루에 50명이 사형 집행돼 국제적 논란을 부른 일도 있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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