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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체육특기자 규정 비교해보니…'피겨여왕'도 수업은 들어야

이화여대가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위해 체육특기자에 관한 내규를 신설하는 등 특혜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학교측은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대의 체육특기자 규정이 다른 대학에 비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는 지난해 9월 체육과학부에 내규를 신설했다. 체육특기자를 위한 학과 차원에 내규를 두는 건 드문 일이다. 고려대·연세대·용인대처럼 체육특기자가 많이 재학 중인 학교는 학교 부속기관인 '체육위원회'가 정한 규정에 따라 학생 선수를 관리한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체육특기자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대학마다 기존에 있던 학과 내규도 없애는 흐름이다. 이대는 없던 내규를 만들어 다른 대학과 완전히 거꾸로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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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는 체육과학부 내규에는 체육특기자가 대회 출전, 공식 훈련으로 수업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 공문을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한다고 규정했다. 또 최종 성적은 절대평가로 산출하고, 최소 B학점 이상 준다는 내용 등도 명문화했다.

이같은 우대 역시 최근 대학 분위기와 역행한다. 박만섭 고려대 교무처장은 "최근 학사관리가 강조되면서 체육특기생에 대한 성적 우대는 사라졌다. 고려대에선 학생 선수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사관리 규정에 따르게 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타대에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만, 체육특기자에게 일정 성적을 보장하는 이대의 규정은 잘 납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였던 김연아가 졸업한 학교다. 김연아는 2009학년도 1학기에 2개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다. 그는 당시 그랑프리 파이널(이탈리아), 스케이트 아메리카(미국), 트로피 에릭 봉파르(프랑스), 세계챔피언십(미국), 4대륙챔피언십(캐나다) 등에 출전해 전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성적에 반영되진 않았다. 박 처장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특별대우를 해줄 이유는 없다. 출석에 대한 배려도 최소한으로 이뤄졌고 평가도 엄격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출석 인정 절차에도 까다로운 편이다. 체육특기자라도 '부득이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에만 출석이 인정된다. 해당 훈련과 경기에 관한 증빙서류, 본인이 작성한 출석인정요청서를 제출해야 하고, 학교 체육위원회가 제출 받은 서류를 놓고 적합성을 검토해 담당 교수에게 결과를 알린다. 위원회가 인정한 학생에 한해 과제물로 평가를 대체할 수 있다. 김연아 역시 이같은 절차를 밟았고, 과목 교수에 일일이 e메일로 출석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시험은 자필로 쓴 과제물도 대체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직접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생 1400명 중 200명이 체육특기자인 용인대 역시 학사관리가 엄정한 편이다. 용인대의 한 교수는 "훈련은 훈련이고, 수업은 수업이다. 훈련이라고 수업에 빠지는 건 용납이 안된다"고 말했다.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잔디(용인대 태권도경기지도학과3)씨는 "훈련단 전체가 참가하는 전지훈련, 공식 시합이 있는 경우만 수업에 빠져도 출석 인정이 된다"며 "국가대표로 발탁돼 태릉선수촌에 있을 때도 낮에는 훈련하고 밤에는 학교 과제해 꼬박꼬박 제출했다. 시험도 학교 가서 치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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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의 내규엔 재학 중 선수 생활을 은퇴하거나 1년간 경기 실적이 없어도 학과 회의를 통해 체육특기자로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반면 다른 대학의 규정에는 이같은 '특혜' 조항 보다 체육 특기자의 의무와 이를 어길 때 받는 징계 조항이 더 많다. '학점이 2.0 미만일 경우 장학금 등 혜택에서 제외된다'(용인대). '자의로 휴학하거나 자진 입대하면 퇴학까지 가능'(고려대) 등의 규정이 있다. 지난해 2학기 휴학한 정유라씨의 경우, 타 대학이면 제재 대상인 셈이다.

박형수·정현진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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