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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이혼소송? AI 도움 받아 온라인 판결할 것”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각자 컴퓨터 앞에 앉는다. 둘은 소송을 돕는 온라인 프로그램에 접속한다. 이후 이혼 사유, 양육권과 친권, 위자료 액수 등 이혼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키보드로 입력한다. 문항은 법률용어가 아닌 쉬운 일상언어로 써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버튼만 누르면 판사와도 연결된다. 굳이 법정에까지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심리나 판결을 받을 수 있다.

국제사법 시민단체 ‘헤이그연구소’의 진호 베르돈스코트 사법기술설계국장이 소개한 온라인 분쟁 해결 플랫폼 ‘레크트바이저(정의로 가는 이정표)’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이혼, 건물 임대차 등 갈등이 첨예한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이 플랫폼을 설계했다. 그는 “보통의 이혼 절차와 비교할 때 비용이 3분의 1 정도밖에 들지 않고 시간도 3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며 “1년 사이 2000쌍 이상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등 반응이 좋아 앞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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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달은 사법부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18일 대법원은 이를 짚어 보기 위해 국내외 법학·미래학·경제학 분야 학자들을 초청해 ‘2016 국제법률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행사엔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회장이 참석했다. 세계적 AI 연구소인 앨런연구소의 최고경영자 오렌 에치오니 박사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판결 결과를 예측하는 법률정보 서비스업체 ‘렉스 마키나’의 창립자 조슈아 워커 박사는 연사로 나섰다. 슈바프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는 쓰나미처럼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이 혁명이 일으킬 많은 이슈는 법과 관련 있기 때문에 사법부는 그 기회를 포착하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의 화두는 ‘AI가 법률가를 대체할 수 있는가’였다.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 AI가 판사·변호사 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법률가들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봤다. 워커 박사는 “AI는 감정과 가치 같은 소송에 있어 중요한 것을 판단할 수 없다”며 “데이터 축적·분석을 통해 인간이 더 나은 결과를 예측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커의 견해는 지난 17일 열린 사전 간담회에서 로만 얌폴스키 루이빌대 교수가 주장한 내용과 상반된다. 얌폴스키 교수는 “장기적으로 기술이 계속 발전할 경우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며 “AI가 해킹되거나, 특정 기업이나 단체에 편향되도록 개발될 경우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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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미래의 법정 모습이나 소송제도 등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치오니 소장은 “법정에서도 증인이나 소송 당사자들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거짓말탐지기를 작동시키는 등 첨단 기술이 이용될 수 있다. 판사는 이런 하이테크 기술의 도움을 받아 판결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알마 아사이 변호사는 “종이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서류를 검토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심포지엄을 기획한 양승태 대법원장은 “미래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대체할 수 없는 법률가의 역할, 변치 않아야 할 사법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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