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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업마저 성장 엔진 꺼져간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쟁력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본격화된 2009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와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의 수익성(영업이익률)과 성장성(매출액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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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6.68%였던 3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9년 5.78%로 하락하더니 지난해엔 4.83%로 떨어졌다.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 5%는 연구개발(R&D) 등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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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은 98년 10.1%, 2009년 7.67% 늘었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1.88% 줄었다. 경기 침체로 매출액 절대 규모가 작아진 것이다.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에서 3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현재 59.78%에 달한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3개 연도의 경영지표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98년이나 2009년보다 못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부실화도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12일 글로벌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가 발간한 ‘2016년 2분기 한국 기업 부실화 위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대 그룹 계열사 109곳 가운데 25%가 2년 내에 도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는 3분기 내, 11%는 8분기(2년) 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 경제의 특성상 대기업 계열사의 부실화가 가속되면 이른바 ‘네거티브 낙수효과’가 현실화될 위험도 높아진다. 대기업 부실화→협력업체 부실→가계 위축→소비 둔화→대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고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두 차례의 경제위기는 문제가 분명했기 때문에 해법도 비교적 쉬웠다. 외환위기의 경우 글로벌 경제는 탄탄했기 때문에 고환율을 등에 업고 수출로 위기를 극복했다. 금융위기 때엔 전자·조선·자동차 등 경쟁력을 갖춘 핵심 산업이 돈이 많이 풀린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반면 지금의 위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기존 핵심 산업이 더 이상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구조적 위기란 점에서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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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금의 문제는 급격한 정책 조정으로 해결할 수 없고 경제를 비롯해 노동·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질적인 전환을 해야만 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논의할 창구의 필요성은 있지만 과거처럼 실효성 없는 창구가 아니라 입안에서 실행까지 전권을 가질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신산업을 육성한다지만 갑자기 엉뚱한 걸 잘하긴 어렵다”며 “기존에 경쟁력을 갖고 있던 산업 내에서 새로운 파생산업을 찾아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현·김기환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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