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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미국 말고 중·러와 군사훈련 할 것”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8일 나흘간의 중국 국빈방문을 시작했다. 40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취임 후 줄곧 미국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립각을 세우며 중국·러시아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띄워왔다. 방중에 앞서 18일 홍콩 봉황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군사훈련을 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겐 필리핀 군인들과 놀 시간을 충분히 줬다”라며 이달 초 필리핀에서 열린 미·필리핀 연례 합동상륙훈련이 마지막 군사훈련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두테르테는 “대테러용 소형 공격정이 필요하다. 중국이 이런 시도를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는 테러와 싸우는데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중국에서 무기를 들여오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선 “중국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미국의 오랜 동맹인 필리핀이 ‘반미 친중’ 행보를 보이는 이유가 “미국이 오랜 기간 필리핀을 식민지로 여겨온 역사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두테르테는 미·중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진전시키길 바랄 뿐 아니라 중국과 군사 협력을 늘리면 중국이 필리핀의 새로운 무기공급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두테르테는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필리핀 경기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그가 필리핀 기업인 400여명이 포함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자신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마닐라~민다나오주(州)를 잇는 필리핀 고속철도 사업 등이 주요 경협 대상으로 거론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중국 교민 간담회, 20일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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