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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10만원, 광어는 시가…외국인 겨냥 바가지 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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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서 ‘바가지’ 요금 적발에 나선 중구청 위생관리팀 최동진(왼쪽)·김현준(오른쪽) 주무관. [사진 오상민 기자]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참치 전문점에 중구청 위생관리팀 소속 김현준·최동진 주무관이 들어섰다. 손엔 ‘음식점 위생 점검표’가 들려 있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나 가게에 손님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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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가격이 6만~10만원으로 적혀 있는 음식점 메뉴판. [사진 오상민 기자]

김 주무관이 “외국인 바가지 요금 단속반원”이라며 신분을 밝히고 가게 여주인에게 메뉴판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이어 등장한 식당 메뉴판을 둘러싸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메뉴판에는 간장게장이 6만~10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1인당 6만원인지, 한 접시당 가격인지 알 수 없게 돼 있었다. 가게 안 벽면에는 ‘野菜 ジュ一ス’(야채주스), ‘人蔘 ジュ一ス’(인삼주스)라고 적힌 A4 용지가 붙어 있었다. 김 주무관이 “여기엔 왜 가격 표시가 없냐”고 묻자 여주인은 벽에 붙은 종이 메뉴판을 거칠게 뜯어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장사도 안되는 데 웬 시비야.”

이에 최 주무관은 “가격이 적혀 있지 않거나 부정확하게 적혀 있으면 내·외국인에 따라 달리 돈을 받을 수 있다. 모두 식품위생법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주인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을 받은 지 6개월 내로 개선 내용을 구청에 알리지 않으면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서울시와 중구청이 외국인을 노린 ‘바가지’ 요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구청은 10월을 바가지 요금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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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싯가’(시가)라고 적어 놓은 메뉴판. [사진 오상민 기자]

단속반이 참치 전문점 다음으로 간 횟집은 도미·농어·광어의 가격을 모두 한글로 ‘시가’라고 적어 놓았다. 그 뒤에 살펴 본 고기집은 메뉴판의 부위별 1인분 가격 옆에 100g 당 가격을 병기하지 않았다. 두 시간여 동안 음식점 다섯 곳을 조사해 세 곳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달 초부터 18일까지 서울 중구청은 명동 일대 음식점 105곳을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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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이 서울 명동·동대문 일대에서 압수한 짝퉁 물품. [사진 서울 중구청]

음식값 바가지 만 문제가 아니다. 명동·남대문 등 주요 관광지에선 ‘짝퉁’ 상품 판매가 극성이다. 중구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짝퉁 판매업소 426곳을 적발해 가짜 샤넬·루이비통 물품 4만5279점을 압수했다. 정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381억원어치다. 송우석 중구 유통질서정비팀 주무관은 “단속을 시작한 2012년엔 대놓고 팔았지만 이제는 숨겨놓고 팔아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바가지 음식값으로 구청에 적발돼도 시정명령 등의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다. 중구청은 지난 5월에도 명동 일대에서 바가지요금 집중 단속을 벌여 총 62건에 대해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렸지만 현실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점검이 쉽지도 않다. 중구청의 경우 12명의 위생과 직원이 2인1조로 음식값 바가지를 단속하고 있지만, 명동 일대에만 1800여 개에 달하는 음식점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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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 때문에 서울 관광경찰대도 나섰다. 지난달 28일부터 최근까지 명동과 남대문시장 등에서 쇼핑과 택시, 숙박분야 바가지를 집중 단속해 249건을 적발했다. 서울시는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김재용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보상액이 50만원인 부당요금 피해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올해 한국 방문 관광객은 16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방문자 수 자체보다는 재방문율이 중요하다”며 “관광객들도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여행 정보 사이트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목적지를 선택하는 만큼 이제 ‘관광객=뜨내기’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글=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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