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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이 최고의 힐링” 중장년 남성들 나눔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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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기공연을 앞둔 ‘그린비남성합창단’. 둘째 줄 맨 왼쪽이 장종원 단장이고 유일한 여성인 주혜경씨는 이번 연주회의 피아노 반주자다. [사진 그린비남성합창단]

“단원들이 순식간에 모였어요. 노래를 열망하는 남성들이 예상외로 많더군요.”

‘그린비남성합창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장종원(51)씨의 얘기다. 그린비남성합창단은 40~60대 중장년 남성 20명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본업이 경영 컨설턴트인 장씨를 주축으로 기업 임원, 교수, 의사, 공무원, 엔지니어 등이 모여 2013년 5월 결성됐다. 그린비는 ‘그리운 선비’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장씨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클래식부터 대중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함께 노래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당 성가대원으로 활동해오던 장씨는 처음엔 경기도 분당 지역의 성가대원들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했다. 그런데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지역의 일반인들도 동참하게 됐다. 그린비남성합창단은 매주 일요일마다 경기도 분당구 성남아트센터에 모여 연습한다. 또 매월 한 차례 병원·요양원 등에서 자선 공연을 펼치고, 매년 정기연주회도 갖고 있다.

합창단에는 중장년 남성들의 묵은 꿈들이 모여 있다. 장 단장의 원래 꿈은 성악가였다. ‘KBS 어린이 합창단’ 단원일 정도로 소질이 있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성악과 대신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합창은 내 삶의 최고 ‘힐링제’다. 운동으로도 풀리지 않던 가슴의 체증이 노래를 부르면 싹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상무인 이재돈(57)씨는 고교시절 성당 성가대원을 했을 만큼 합창 매니어였다. 그는 근무지인 대전에서 매 주말마다 분당에 올라와 연습에 참여한다. 이씨는 “합창단 활동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왕년에 노래 좀 했다는 중장년들이 모였지만 처음부터 하모니가 쉬운 건 아니었다. 저마다의 목소리 개성이 도드라졌고, 테너·바리톤 등 자신에게 어울리는 파트를 찾지 못해 불협화음도 생겨났다. 하지만 단원들은 점차 합창은 옆 사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씨는 “합창을 녹음해 나중에 함께 들으면서 미흡한 부분을 찾아 개선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은 별도로 개인 레슨을 받거나 평소 좋아하던 술까지 줄이면서 목 관리를 한다고 했다. 2014년엔 지휘자 겸 성악가 김승유(56)씨를 지휘자로 영입했다. 김씨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합창을 통해 자신을 낮추고, 화합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그린비남성합창단은 지난해 경기도 지역의 크고 작은 대회에서 수상했다.

그린비남성합창단은 23일 오후 6시30분 성남아트센터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올해로 3회째인 연주회에는 지역 주민과 소외계층 800여 명을 초청했다. 포크송을 주제로 러시아·독일·한국 등의 민요를 들려줄 예정이다. 장씨는 “훗날 백발이 되면 ‘실버합창단’을 꾸려 노래 부르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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