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대출 수요예측 또 실패…서민 위주로 재설계해야

지난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대출 한도를 6조원으로 설정했다가 낭패를 봤다. 저금리와 집값 상승 등으로 대출 수요가 몰려 10조원 이상 집행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주금공은 올해 보금자리론 한도를 또 6조원으로 잡았다. 역시 오판이었다. 이 결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해 대출액은 이미 6조원을 넘어섰다. 결국 주금공은 보금자리론 한도를 축소하면서 백기를 들었다.

보금자리론 한도 축소(1인당 5억원→1억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이번 기회에 제도 자체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문제는 수요 예측의 실패다. 18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주금공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대출액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한도를 넘어섰다. 주금공은 매년 연말 이듬해 대출 한도를 비롯한 업무계획서를 작성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다. 금융위가 이를 승인해야 주금공이 한 해 살림을 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 측은 “금융위가 가계대출 폭증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올해 보금자리론 한도를 실수요보다 낮게 설정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금공의 오세욱 모기지개발팀장은 “지난 연말엔 올해 초 미국 금리 인상이 이어져 가계부채가 감소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한도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기사 이미지
보금자리론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원이 없어 대출을 못한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 한도를 늘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무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김영주 더민주 의원이 “한도 축소 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금공은 한도 증액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 팀장은 “ 주금공이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시장의 수요자는 한정돼 있다”며 “이 상황에서 한도를 늘리려면 정부가 출자를 해 자본금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금융위는 내년에도 축소된 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원상 회복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9일 이후 대출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절한 배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주택자에 대한 보금자리론 대출액은 2조2739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15%에 달했다. 2주택자는 ‘3년 내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지만 기존 주택을 처분한 대출자는 지난해 대출자 중 25%, 올해 대출자 중 6%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들은 3년 내에 대출금을 갚으면 기존 주택을 팔지 않아도 된다. 박 의원은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된 ‘보금자리론’이 일부 다주택자의 투기에 악용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보금자리론 운용 규모와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위를 떠나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려 했던 실수요자들은 19일부터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대안으로는 적격대출·디딤돌대출 등이 거론된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 대출 한도 5억원 등의 조건이 보금자리론과 거의 동일하지만 금리는 2.89~3.28%로 좀 더 높다. 이 상품도 16조원의 연간 한도가 거의 소진돼 현재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수협·SC제일·우리은행뿐이다. 디딤돌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만 이용할 수 있고 대출 한도도 최대 2억원이다. 금리는 연 2.1~2.9% 수준.

일반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기준으로 일반 은행의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신용등급 1~2등급 기준) 연 2.56~3.07%다. 상당수 은행이 이미 올해 대출 목표치를 채운 상황이라 금리는 갈수록 오르는 추세다.

박진석·한애란 기자 kailas@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