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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중앙일보 대학평가] 조은진·류혜진…자연과학·의학 40세 미만 톱10, 절반이 여성

2016 대학평가 <중> 교수 연구
통역사 출신의 이상빈(39) 한국외국어대 EICC학과(영어통번역학과) 교수는 잘된 통역과 나쁜 통역을 가리는 ‘통역평가’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2013년 학생 설문을 통해 통번역학과의 교육 실태를 조사·분석한 논문은 국내 영어영문학계뿐 아니라 교육학계에도 활발히 인용됐다. 연구 성과는 수업에도 적용된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서로 통역 실력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세워 보라고 주문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이 2011~2014년 발표 논문을 조사한 결과 이 교수는 인문계열 40세 미만 연구자 중에서 논문 질(피인용)이 가장 우수했다. 국내에서 학위를 딴 그는 “‘국내파’도 노력하면 충분히 인정받는 학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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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처럼 40세 미만의 우수 연구자 중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학자가 많다. 사회계열에선 보름에 한 번꼴로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현성협(39)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의 성과가 가장 뛰어났다. 해외학자들과 협업도 활발하다. 연평균 20여 명의 외국학자가 그의 연구실을 방문한다. 컨벤션 산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현 교수는 국내 컨벤션센터의 질을 측정하는 연구를 한다. 2014년 논문은 컨벤션센터의 접근성이나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같은 부대시설의 유무를 따져 명품지수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의 논문은 동료 연구자들에게 다수 인용됐다. 현 교수는 “후진 양성을 위해 앞으로 국내 대학원 석·박사 과정 제자들과의 연구에 한층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0대 여성 연구자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인문(상위 10명 중 6명)·사회(상위 10명 중 5명) 계열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의학 계열에서도 여성 연구자들이 상위에 들었다. 자연과학에선 1위를 차지한 조은진(38·여) 중앙대 화학과 교수를 비롯해 상위 10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 중앙대는 2014년 특별채용추천위원회를 꾸려 화학 분야 신진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분석한 끝에 조 교수를 1순위로 낙점하고 영입에 공을 들였다. 당시 조 교수가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축소해 주는 화학반응을 발견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다. 조 교수는 “위대한 연구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기보다 한 분야에 매진하는, 깊이 있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세대 여성 과학자의 여제자들도 두각을 나타냈다. 자연과학 계열 8위인 문회리(39·여) UNIST 자연과학부 교수는 초분자화학 권위자인 백명현 한양대 석좌교수의 제자다. 문 교수는 “서울대 석·박사 시절 논문 한 편을 내기 위해 5, 10년을 투자하는 스승에게 연구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의학계열도 1위를 차지한 류혜진(39·여) 고려대 교수를 비롯해 상위 10명 중 절반이 여성이었다. 류 교수는 “레지던트 시절 수많은 급성질환 환자들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의사로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매우 힘들었다”며 “급한 불을 끄는 치료보다 평소에 불이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 의대 졸업 후 대학원에서 내분비학을 공부했으며, 교수로 임용된 뒤 한 해 평균 10건 이상의 연구에 참여했다. 현재 구로병원 당뇨센터에서 연구와 진료를 겸하고 있다. 류 교수는 “당뇨는 그 자체보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 문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발생 원인 물질을 찾아 새로운 치료약제를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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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학문으로 새 분야를 개척하는 젊은 교수도 있다. 자연과학 계열 4위에 오른 원성호(39) 서울대 보건학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학부는 생물학을, 석·박사 학위는 보건통계학을 공부했다. 원 교수는 “국내에 생물통계만 가르치는 학과는 없지만 점점 연구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호흡계 질환과 관련한 데이터를 분석해 완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조진형·위문희·노진호·백민경 기자, 남지혜·송지연·이수용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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