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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과 성숙 보여 줄 때

1일부터 양담배 시판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전매청 단속반원의 감시 대상이 되었던 양담배가 오늘부터 전국의 5백개 소매점을 통해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
그것은 사소하고 평범한 변화 같지만 지난 일을 돌아보면 엄청난 변화다.
애연가들이 자신의 기호에 따라서 담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점에서는 경하할 일 일지도 모른다.
광복이래 미군의 진주와 함께 PX를 통해 쏟아져 들어왔던 양담배들은 암거래를 통해 국내에 유포되어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맞춰주었었다.
하지만 그 양담배는 두 가지 면에서 한국인의 정신생활을 좀 먹었다.
하나는 양담배의 맛에 빠져듦으로써 국산담배 보다도 양담배가 제맛 인양 착각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많은 경우 선진국의 경제공세 과정에선 구호물자다, 무상 원조다 하는 방식으로 선진국 물품들이 쏟아져 들어가는 것이 통례다.
공짜로 얻은 드로프스나 초컬릿을 맛들이고 나면 다음에는 그걸 돈을 주고 사먹지 않으면 못 견디게되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다.
양담배의 한국시판은 그런 점에서 우선 경계되어야 한다.
또 하나는 양담배를 피우는 한국인의 정신상황이 우리나라를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양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그저 담배니까 피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피우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외국의 고가 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사회적 신분을 함께 과시하는 속셈이 은연중에 있거나 반대로 이것을 피움으로써 범법이 된다는 것을 은근히 걱정하는 것이었다.
그것 자체가 떳떳지 않은 정신자세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런 행동이 결국은 우리 경제를 좀 먹고 민족의 자주적 발전을 해친다는 점을 지나쳐 버릴 수 없다.
그런 만큼 지금 양담배의 시판개시와 함께 다시 정신적인 갈등을 느끼지 않을 애연가는 드물 것 같다.
한미통상협정에 따라 양담배를 피우는 것은 이제 이 땅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국제문호개방시대를 맞아 「줄 것은 주고받을 것은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냉정히 따질 때 우리가 과연 줄 것은 주고받을 것은 받고 있는지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이루어진 한미통상협상으로 우리는 지금 계속 우리의 국가이익을 미국에 넘겨주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심지어 엊그제는 한미항공협정에서 미국측은 80년에 약속했던 우리 항공기의 시카고 취항 등을 거부하는 억지를 보였다.
그 때문에 양담배의 국내시판은 우리 국민들에게 공지한 국제거래의 일환이라는 생각보다는 뭔가 크게 손해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과 우려를 갖게 한다.
벌써 여러 민간단체들은「양담배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민의 자각과 성숙된 행동이다. 일본인들이 양담배를 수입은 하면서도 피우기는 꺼려하고 있는 행동 속에서 우리는 값있는 교훈을 얻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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