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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 페달 밟아 북촌 시간여행 선물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 , 사람을 태운 인력거가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누빈다. 인력거는 골목 곳곳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북촌과 느리게 호흡한다. 덜컹거리는 인력거 속에서 어느새 관광객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북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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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촌의 명물 ‘아띠 인력거’의 백시영 대표(왼쪽)·이인재 창업주. [사진 신인섭 기자]

오래된 좋은 친구라는 뜻의 ‘아띠’ 인력거는 국내 최초 인력거 투어 회사다. 2012년 9월부터 국내외 관광객들을 태우고 북촌 골목을 달리고 있다. 투어는 1시간 또는 2시간 동안 북촌을 돌며 손님에게 북촌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 등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인재(31) 아띠 인력거 창업주는 “인력거를 타면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한 번 더 눈을 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인과도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게 된다. 인력거는 삭막한 도시에서 사라져버린 인간미를 되살리는 존재”라고 소개했다. 백시영(30) 아띠 인력거 대표는 “인력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북촌의 과거와 현재, 북촌의 골목과 골목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아띠 인력거를 처음 운영하기 시작한 건 이씨였다. 이씨는 “미국 유학생활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일했지만 일의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한 번뿐인 인생인데 즐겁게 살아보자는 생각에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인력거 아르바이트를 행복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환경연합에서 활동가로 일했던 백시영씨가 지인의 소개로 합류하면서 둘은 함께 아띠 인력거를 운영하게 됐다.

처음엔 국내 최초의 인력거 사업이다 보니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너무나 많았다. “인력거는 최하계층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는 편견이 많았어요.”(백시영) “인력거와 관련한 법적 제도가 전무해 모든 걸 처음부터 하나씩 만들어 가야 했어요.”(이인재)

하지만 정직한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일의 가치는 무엇보다 소중했다. 매일 만나는 다양한 손님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이씨는 “사이가 좋지 않은 모녀가 함께 인력거를 탔는데, 내릴 때 서로 화해하는 것을 봤다. 그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고, 백씨는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입양아를 태운 적이 있다. 투어를 마칠 때 그 아이와 친구가 됐는데 내가 첫 번째 한국인 친구였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인력거를 이용하는 손님이 늘면서 아띠 인력거는 북촌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4년간 아띠 인력거를 탄 손님은 6만5000명에 이른다. 그 영향력을 인정받아 아띠 인력거는 2013년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기업 대상을 받았고,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창조관광기업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아띠 인력거는 소외계층 등을 초대해 무료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백씨는 “아띠 인력거를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 다”며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과 위안부 할머니 등 역사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면서 잠시나마 그들에게 소중한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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