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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워치’에 삼성 OS 타이젠 깔린다

중국 최대,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가 웨어러블 기기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다. 27일 복수의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화웨이는 ‘화웨이 워치(Huawei Watch)’ 후속 모델에 타이젠을 깔기로 결정하고 삼성전자와 기술 협의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전자 제품이 아닌 타사의 제품에 타이젠을 얹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젠을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대항할 OS로 키우려 하는 삼성전자로선 큰 성과다. 스마트폰 기술 특허를 놓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두 회사가 OS 협력에 나선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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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타이젠에 손을 내민 건 구글의 콧대가 너무 높아서다. 2015년 가을 출시된 화웨이 워치 첫 모델은 구글의 OS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했다. 하지만 후속 모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화웨이가 요구하는 각종 부가 서비스 개발에 구글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한 스마트폰 업계 전문가는 “차별화를 위해선 독자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게 중요한데 구글이 워낙 비협조적이어서 다른 OS를 찾아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타이젠 연합군’이 필요했던 삼성전자는 화웨이의 요청에 적극 응했다. 타이젠은 2013년 2월 첫 공개된 뒤 삼성전자의 스마트 가전과 기어 시리즈(웨어러블), 인도 등지에 수출하는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Z 시리즈에만 탑재돼 왔다. 타이젠 영토를 넓히기 위해선 타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웨이 측에 ‘원하는 서비스는 뭐든 구현해줄 수 있다’고 제안한 걸로 알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잘 성사시켜 웨어러블 뿐 아니라 화웨이 스마트폰에도 타이젠을 탑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OS를 키우려는 이유는 구글에 종속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폰을 많이 파는 회사지만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정보가 구글의 서버로 들어갈 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할 때마다 내는 돈의 30%를 구글이 가져간다.

삼성전자가 타이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OS 종속’의 실수를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TV와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에 타이젠을 탑재하고 있다. 본격적인 IoT 시대가 열리면 세계 가전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가전들이 타이젠을 바탕으로 모두 연결될 전망이다. 신동군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타이젠 탑재 제품을 늘리다보면 5년 쯤 뒤엔 모바일 시장에서 승부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세력이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젠의 강력한 무기는 호환성이다. 안드로이드와 연동되는 것은 물론 조만간 애플의 iOS와 연동되는 버전이 출시된다. 애플의 아이폰을 쓰는 소비자가 타이젠이 탑재된 ‘기어 S3’를 손목에 차면 스마트폰의 전화와 문자가 기어 S3로도 들어온다는 얘기다.

관건은 앱 생태계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주력 스마트폰 모델에 타이젠을 탑재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타이젠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0.2%가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요 애플리케이션은 타이젠 버전을 내놓지 않은 경우가 많다. Z시리즈 등 저가형 스마트폰에 먼저 탑재되다보니 브랜드 이미지도 고급스럽지 않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전무는 “타이젠이 OS로서 성공을 거두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태계를 넓혀야 된다”며 “브랜드 고급화와 동시에 얼리 어댑터들이 자유롭게 타이젠을 사용해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타이젠을 계기로 또 한번 손을 잡은 건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IT 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화웨이는 “5년 안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제치겠다”고 큰소리 치는 만만치 않은 추격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을 한해 1조원 어치 이상 사들이는 큰손 고객이기도 하다. 조이 탄 화웨이 대표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업체가 완성품과 부품 사업을 동시에 키우는 ‘거대 모델(massive model)’에선 오늘의 경쟁자가 내일의 협력자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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