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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17) 귀농ㆍ귀촌에도 성공과 실패의 법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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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로망으로 꿈꾸지만 막상 실현되면 애물단지가 되는 두 가지가 있다. 요트와 별장이라는 우스개소리다. 요트는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다. 해외잡지에 실린 말버러 광고는 젊은 남녀가 요트를 타고 바다를 가로지른다. 넘실대는 파도와 뜨거운 태양 아래 선글라스를 낀 청춘 남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 막상 요트를 소유하면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사실 국내에선 여름이 짧아 요트를 탈 만한 자연환경도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국민소득 3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요트를 보유하는 부유층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조선업 대국이지만 불행하게도 레저용 요트는 거의 생산하지 않는다. 따라서 요트를 해외에서 사들여오는 경우가 많고 겨울철에는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

별장 역시 마찬가지다.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한 시골 마을에 별장을 보유하고 싶은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쩌다 들르게 되는 별장은 여름에는 잡초 투성이고 겨울에는 시베리아처럼 집안이 차가울 가능성이 크다. 사람이 계속 거주하지 않으면 집안에도 먼지가 쌓인다. 여름에는 하루 종일 잡초만 제거하다 시간을 보내기 일쑤고 겨울에는 집안을 데우고 청소하는 데만 한 나절을 보낼 수 있다. 여름에는 모기와의 전쟁도 벌여야 한다.
 
 |낭만적으로 접근하면 실패하는 귀농ㆍ귀촌
귀농ㆍ귀촌 역시 요트ㆍ별장처럼 현실과 이상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가장 큰 고충은 사회적 단절이다. 도심권에서 살다 지방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 거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 알고 지내던 지인과의 관계가 끊기는 것은 비용이라고 쳐도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묻지마 귀농ㆍ귀촌은 온갖 고생과의 직면을 의미한다. 땅을 사는 일부터 집을 짓고 농사를 짓는 것까지 모든 것이 초보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새로 짓거나 사들인 시골 집은 손이 많이 간다. 계속 보수하고 보완하려면 스스로 전문가가 되는 수밖에 없다.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엔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고 귀촌만 하려고 했는데 살다보니 농사에 손을 댈 수도 있다. 하지만 농사라는 것이 밭에 씨 뿌려놓으면 저절로 수확이 되는 식의 간단한 일이 아니다. 종자와 농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한낮 땡볕에서는 일을 할 수가 없다. 가뭄이나 홍수라도 닥치고, 병충해가 창궐하면 아무리 노력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
 
 |노후 길어지면서 귀농ㆍ귀촌인 꾸준히 증가
이런 어려움에도 베이비부머가 퇴직 러시에 나서면서 귀농ㆍ귀촌 러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귀농ㆍ귀촌 인구는 32만9000가구, 48만6000여명에 이른다. 2000년까지는 미미했지만 최근 몇년 사이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최근에는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귀농ㆍ귀촌 인구가 40대 중년층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젊은 농부는 페이스북으로 농산물을 팔고 억대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해 귀농 가구를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2221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1869가구), 경남(1612가구), 충남(1374가구), 전북(1164가구), 경기(1061가구), 강원(986가구), 충북(928가구), 제주(390가구) 등 순이다. 귀촌 가구는 경기가 8만1465가구로 가장 많은데 이어 경남(3만7541가구), 경북(3만5363가구), 충남(3만4445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어 전남(2만9220가구), 강원(2만4323가구), 충북(2만854가구), 전북(1만6183가구), 제주(7천147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실패담은 묻히고 성공담만 회자되므로 주의
이같이 귀농어 및 귀촌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요트와 별장의 비유처럼 낭만적으로 접근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A씨는 조기 은퇴해 지방을 귀농했는데 배우자의 공감을 얻지 못해 외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집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수도와 전기를 놓는 일부터 모두 스스로 하다보니 예상을 뛰어넘는 정착비용을 지출했다. 농사에도 도전해봤지만 문외한인지라 고생만 하고 포기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경우는 부지기수로 많다.

이런 실패담은 대부분 파묻히고 회자되는 것은 성공담뿐이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귀농ㆍ귀촌 도전자가 실패의 전철을 밟게 된다. 하지만 1모작을 끝내고 노후 30년을 보내려면 귀농ㆍ귀촌은 도전해볼 만한 시도다. 다만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자. 조기에 정착해야 성공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서는 귀농ㆍ귀촌의 5대 법칙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다섯 가지 성공 법칙 알아두면 성공확률 높여
1. 제도적 도움을 받아라=전국의 모든 지자체는 귀농ㆍ귀촌 희망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귀농어ㆍ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마련돼 있다. 지자체는 이 법에 근거해 이주자가 안정적으로 농어업을 하거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주하고 싶은 각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최대 3억원의 창업자금도 받을 수 있다.

2. 정보를 수집하라=귀농귀촌종합센터(http://www.returnfarm.com/rtf/main/userMain/main.do)는 효과적인 길라잡이다. 여기에 들어가 자가진단부터 해보는 게 좋다. 귀농 결심을 언제부터 했는지, 귀농정보수집은 얼마나 했는지, 귀농을 위한 교육은 수강했는지 등을 파악해 준비 상태를 점검받아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귀농 결정은 최소한 2년 이상 해야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인생 새 출발하는 것이니 사전 준비 철저해야
3. 가족동의는 기본이다=가장 큰 걸림돌은 배우자의 반대다. 친구부터 생활편의까지 모든 것을 일시에 내놓고 갑자기 시골생활에 나서는 걸 누구나 좋아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귀농ㆍ귀촌을 희망한다면 나홀로 먼저 ‘단신 부임’하는 것이 좋다. 정착에 필요한 기본환경을 정비해놓고 배우자에게 장점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여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4. 발품을 팔아라=시골에 집을 마련할 때는 집보다 지역을 봐야 한다. 집만 덩그러니 좋다고 해서 농어촌 생활이 좋을 순 없다. 교통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산수가 좋고, 역사ㆍ문화ㆍ관광 같은 지역 테마가 있으면 빠르게 정착하고 새로운 일거리도 찾기 쉽다. 이를 위해선 충분히 답사해 자신의 눈으로 이주지역을 고르는 게 좋다. 그래야 적정한 값으로 땅을 사고 집을 짓는 부수효과도 거두게 된다.

5. 집은 실속 있게 지어라=전원주택을 비롯해 시골집은 도시와 달리 집 자체의 가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가진 게 돈 밖에 없는 부유층이 아니라면 집에는 투자를 적게 하고 농지나 텃밭을 많이 확보해 농사꾼으로 나설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 이 기사는 고품격 매거진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매주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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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후 30년 즐겁게 보내려면 안전벨트 단단히 매라
[2] ‘30년 가계부’ 미리 써놓고 노후 대비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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