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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으로] 분자 요리 열풍 뒤 세계가 발효에 주목…미쉐린 셰프도 ‘된장드레싱’ 요리 내놔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에드워드 권 셰프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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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식문화관에서 만난 한식재단 윤숙자 이사장(오른쪽)과 ‘랩24’의 에드워드 권 셰프는 “한식의 창의적 현대화에 힘써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 김상선 기자]

한국 전통음식 계승의 한길을 걸은 노장과 국내외를 오가며 활약하는 스타 셰프가 ‘세계 속 한식의 위치와 미래’에 관해 머리를 맞댔다. 한식재단 윤숙자(68) 이사장과 레스토랑 ‘랩24’의 에드워드 권(45) 셰프다.

각각 2018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식 10선’과 ‘평창특선음식 10선’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7일 오후 한식문화관에서 ‘한식 계승과 현대화’라는 주제로 대담을 했다. 27일부터 한식재단·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2016 월드한식페스티벌’을 앞두고서다. 서울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 한식문화관 등에서 닷새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식문화 전시, 쿠킹 클래스, 전문가 포럼 등을 통해 한식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고 즐기는 축제다. 이 기간 서울 시내 총 50개 레스토랑에선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는 ‘코리아 고메’가 열린다. 이날 대담은 본지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최근 몇 년 새 세계인들 사이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윤숙자(이하 윤)=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은 한식을 문화콘텐트로 재조명해 역대 최다인 230만 관람객을 유치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한식을 영양 균형을 두루 갖춘 모범식으로 평가했고, 미국 잡지 ‘건강(healthy)’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김치’를 선정했다. 한식의 특징인 ‘발효-저장-조화’가 세계인에게 미래형 건강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에드워드 권(이하 권)=세계 푸드업계가 분자요리 이후 주목하고 있는 게 ‘발효’다. 한식이 이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벨기에의 상훈 드장브르, 스페인의 호안 로카 같은 저명한 미쉐린(미슐랭) 스타 셰프들도 ‘된장드레싱’ 등 장(醬)을 소스에 접목한 요리를 계속 내놓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한식을 세련되게 계승하고 있나 고민해야 할 때다.
최근 ‘뉴코리안’ ‘모던한식’이라는 이름으로 퓨전화된 요리가 한식의 정체성을 흔든다는 지적도 있다.
권=나 역시 수년 전 한식 세계화 명목으로 ‘푸아그라+백김치’ 요리를 만든 적 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외국인들도 처음엔 신기해했지만 곧 ‘너희의 진짜 음식을 소개해 달라’고 하더라. 전통음식을 외국인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현대화하는 작업은 필요하지만 세계 어느 요리도 뿌리를 흔든 채 국제화된 적은 없다.

윤=전통적인 것, 즉 사찰·궁중·반가음식의 정신을 계속 가져가면서 현대인들이 먹기 좋게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특히 담는 모양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밋밋하게 상차림을 할 게 아니라 조각보 하나라도 세팅하면 훨씬 세련돼 보인다. 한식을 전할 때 한국의 식문화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두 분이 각각 메뉴 10선 개발에 앞장섰다.
윤=평창올림픽조직위(위원장 이희범)와 업무협약을 맺고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식 10선’을 함께 선정·보급하기로 했다. 가장 염두에 둔 것은 ‘한식을 어떻게 리파인(refine·정제하다)할 것인가’였다. 뼈를 발라서 먹기 좋게 한 삼계탕이 좋은 예다. 모양·맛·식사편의성·스토리텔링 등의 요소를 모두 갖춘 10대 메뉴를 한식 페스티벌 첫날이자 평창 올림픽 D-500일인 27일에 발표한다.

권=올림픽 개최 도시인 평창·강릉·정선이 ‘2018 강원특선음식’에 참여해 각각 10선을 내놨다. 나는 영월 출신으로 평창 10선을 책임졌다. 외국인 관광객 입맛에 맞으면서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개발해야 올림픽 이후에도 판매·상업화할 수 있다고 봤다. ‘메밀파스타’ ‘숭어만두’ 같은 메뉴는 반응이 좋아 벌써 일부 식당에서 레시피를 활용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떡해야 할까.
윤=일단은 레시피의 표준화·체계화에 힘써야 한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주축이 돼 우리 요리 600가지를 표준화했다. 이 중 100가지는 8개국 언어로 번역된 상태다. 전통주 활성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외식업중앙회·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와 협력해 한식당이 소규모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하고 술을 팔 수 있게 했다. 올해 첫 시범사업으로 서울 식당 10곳 등 총 20곳에서 식당 고유의 술을 발굴·특화해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다.

권=전통주 발굴·보급은 대단히 중요한 이슈다. 올 11월 세계적 미식평가서인 『미쉐린가이드』 서울 편이 나올 텐데 앞으로 ‘음식과 술의 조화’는 미식을 평가할 때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거다. 앞서 미쉐린 평가를 받은 일본도 처음엔 와인만 매칭하다가 ‘사케와 곁들인 일식’에 주력하면서 이젠 세계적으로 음식과 사케 모두 유명해졌다. 또 한식에서 스타 셰프가 나와야 한다. 양식을 배워 한식을 접목하는 게 아니라 한식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키는 후배가 많아졌으면 한다.
서울 시내 50개 식당·주점, 27일부터 한식 페스티벌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2016 월드 한식 페스티벌’은 정통 한식부터 모던 한식 트렌드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괄한다. 특히 서울 시내 50개 레스토랑 및 주점이 참여하는 ‘코리아 고메’를 통해 “한식의 새로운 매력을 맛볼 수 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전통 한식의 맛과 멋을 이어가고 있는 프리미엄 한식당 13곳, 글로벌한 감각으로 한식을 재해석한 모던 한식당 15곳, 젊은 한식 문화를 주도하고 접근이 쉬운 캐주얼 한식당 및 주점 22곳이 포함됐다. 지역 분포로 보면 프리미엄 한식당은 ‘발우공양’ ‘시화담’ 등 종로·중구 일대(6곳)와 ‘권숙수’ ‘다담’ 등 강남구(4곳)로 양분된 모습이다. 반면 모던 한식당은 ‘밍글스’ ‘정식당’ 등 강남·서초 일대(7곳)와 ‘수퍼판’ ‘아미월’ 등 용산구(5곳)에 몰려 있다. 종로·중구엔 한 곳도 없다. 캐주얼 한식당&주점은 ‘얼쑤’ ‘춘삼월’ 등 마포구(7곳)와 ‘모이’ ‘안씨막걸리’ 등 용산구(6곳)가 주도하는 가운데 ‘가온 바’ ‘백곰막걸리’ 등 강남구(4곳)와 ‘소선재’ 등 종로구(3곳)에 골고루 퍼져 있다.

이 가운데 ‘밍글스’ ‘안씨막걸리’ ‘다담’ ‘스와니에’ ‘주옥’ 등 5곳은 27일부터 차례로 장아찌·채소발효 등 각 분야 명인과 컬래버레이션 디너를 펼친다.

진행·정리=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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