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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 평균 수명 2.6년, 민주공화당 17년 최장수…대선 전후 많이 바뀌어

“민주당이라는 이름은 우리 정통 지지층의 산실로 소나무 같은 당명입니다. 그런 당명을 회복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18일 김민석 전 의원이 이끄는 원외정당 민주당과의 합당 후 이같이 말했다. 더민주는 합당과 함께 “앞으로 약칭으로 민주당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 등 상대당 측 인사의 향후 당내 역할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만 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번 합당은 당명 회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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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은 정당의 철학과 이념을 담은 간판이다. 이 때문에 당명을 선택할 때는 당의 정체성과 지지자들을 고려해 결정한다. 당명 개정이 사실상 해당 정당의 해체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100년 넘게 양당제가 유지된 미국의 경우 ‘공화당=보수, 민주당=진보’ 이미지가 정착돼 있다. 이 때문에 미 공화당은 자당 소속인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라는 미국 정치사상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렸지만 당명을 바꾸지 않았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남북전쟁에서 남부를 대변했던 민주당 측은 전쟁에서 패했지만 당명을 유지했다.

반면 정당사가 70년에 접어든 국내 정치에서 정당명은 수시로 변했다. 당명의 평균 수명이 2.6년에 불과하다. 가장 길게 유지된 당명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창당한 민주공화당(1963~80년)으로 17년 동안 불렸다. 87년 6월 민주화 항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87년 체제’ 이후엔 한나라당(97~2012년)이 가장 오랫동안 이름을 이어갔지만 그 기간은 14년에 불과했다. 이처럼 정당명이 자주 바뀌는 이유에 대해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정치철학이나 이념이 아니라 인물 위주로 정치 지형이 재편돼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의 정당명은 대선을 전후해 바뀌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97년 ‘국민승리 21’, 2002년 ‘국민통합21’,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대선 직전 만들어졌다가 몇 달도 안 돼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야 간 정당명에는 각각 특징이 있다. 가 교수는 “현재 야당 세력은 민주당이라는 명칭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합당을 두고서도 당 일각에선 “굳이 원외 정당인 민주당과의 합당을 해야 하느냐”는 말도 나왔다. 특히 김 전 의원은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더민주 측과 결별하고 정몽준 전 의원을 앞세운 ‘국민통합 21’에 합류한 전력도 있어 당내 거부감도 남아 있다. 하지만 추 대표 측은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모으기 위해서는 대선 전까지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꼭 되찾아야 한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민주당에 가장 큰 애착을 드러낸 것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다. 해공 신익희 선생이 55년 창당한 민주당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한 DJ는 13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에서 이탈하며 87년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95년 정계 복귀 후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던 DJ는 97년 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하자 새천년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기도 했다. 야권은 이후에도 열린우리당(2003년), 새정치민주연합(2014년) 등을 창당했지만 결국 민주당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작 야권이 민주라는 간판을 걸고 치른 대선에서 이긴 것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뿐이다. 55년부터 윤보선·김대중·정동영·문재인 등의 후보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3전4기의 DJ도 국민회의를 간판으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반면 여권은 이전 당명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권의 당명은 민주공화당(공화당)-민주정의당(정의당)-민주자유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등 민주당 같은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여권이 당명을 바꾸고 나선 것은 이전 정권이 가진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방편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97년 대선 직전 조순 전 총재의 민주당과 이회창 전 대표의 신한국당이 합당할 때도 새로운 당명을 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결국 한나라당으로 채택되자 당내 일부에서는 “차라리 ‘당나라당’이라고 하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순우리말 당명을 내켜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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