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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박보검과 김유정의 ‘산소 같은’ 궁중 로맨스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 tvN)의 박보검과 ‘해를 품은 달’(2012, MBC)의 김유정이 만났다. 지난 8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퓨전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KBS2, 이하 ‘구그달’)에서 말이다. 윤이수 작가와 KK 삽화가의 동명 웹 소설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커피프린스 1호점’(2007, MBC) ‘미남이시네요’(2009, SBS) ‘성균관 스캔들’(2010, KBS2) 등을 잇는 또 한 편의 남장 여자 스토리다. 사실 ‘구그달’은 방영 전만 해도 동시간대 경쟁작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SBS, 이하 ‘달의 연인’)에 비해 “화제성 면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구그달’이 ‘달의 연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시청률(9월 13일 집계 기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드라마에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로맨스가 중심인 퓨전 사극이고,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며, 두터운 독자층을 보유한 원작이 있다. 참고로, ‘달의 연인’은 중국 소설 『보보경심』(동화 지음, 파란썸)을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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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그렇다면 ‘구그달’의 매력은 무엇일까. ‘구그달’은 환관이 되어 입궁한 남장 여자가 왕세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다소 허무맹랑한 기본 멜로 라인 설정을 사극 특유의 진중함으로 감싸 안았다. 타임 슬립한 소녀와 고려 시대 황자들의 관계가 ‘달의 연인’을 지탱하는 기둥 줄거리라면, ‘구그달’은 조선 시대 세자 이영(박보검)과 소환(小宦·나이가 젊고 지위가 낮은 환관) 홍라온(김유정)의 관계가 주축이다. 왕의 권위가 실추된 궐내 권력 암투 속에서 영과 라온은 얼핏 주변부 인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리게만 보이던 두 사람은 대담한 기지와 거침없는 행동력으로 사건을 헤쳐 나간다. 특히 온갖 음모가 난무했던 왕(김승수)의 사순 잔치에서 보여 준 재기와 용기는, 이 드라마를 궁중 히어로물로 만들 만큼 시청자에게 쾌감을 안겨 줬다. 남자 옷을 벗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무희로 변신한 라온의 모습이나 철없던 세자 영이 강력한 위엄을 발휘하는 장면은 감성적인 성장 드라마로 보기에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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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이는 ‘산소 같은’ 산뜻한 매력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해 낸 배우들 공이 크다. 박보검과 김유정은 극 중 캐릭터와 최상의 궁합을 선보인다. 먼저 ‘국민 남동생’이라 불리며 해맑은 미소를 보여 주던 박보검의 변신이 눈부시다. ‘블라인드’(2011, 안상훈 감독)에서 수아(김하늘)의 동생, ‘명량’(2014, 김한민 감독)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 ‘응답하라 1988’에서 바둑 천재 등을 연기하며 다양한 이미지를 쌓아 올린 박보검. 그가 이번에는 왕세자의 곤룡포를 입었다. 이전 작품들에서 보호 본능을 자극하던 소년으로 등장했다면, 이 드라마에서는 국가와 아버지와 여인을 지키는 어른스러운 남자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여심을 사로잡는 당차고 의젓한 세자 이영. 박보검은 이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연기 영역을 한 뼘 더 확장했다. 또한 아역 시절부터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기본기를 충실히 다진 김유정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자칫 뻔하게 느껴지기 쉬운 남장 여자 이야기에 개성을 불어넣으며 ‘홍라온’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나이에 비해 깊은 눈빛을 지닌 그에게, 슬픈 비밀을 간직한 라온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역할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발성으로 박보검뿐 아니라 상대역 누구와도 흥미로운 앙상블을 만들어 내니 그 활약이 눈부실 수밖에. 이처럼 ‘구그달’은 ‘소재의 익숙함’이라는 약점을 매끄러운 장르 활용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박보검과 김유정은 배우로서의 성인식을 무사히 통과하며 한층 성숙해질 것이다. 두 배우의 호흡과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 덕분에, ‘구그달’을 향한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진명현
노트북으로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장르 불문하고 동영상을 다운로드해 보는 남자.
영화사 ‘무브먼트’ 대표. 애잔함이라는 정서에 취하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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