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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익은 정책이 부른 평생교육단과대 미달 사태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을 불러온 평생교육단과대학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내년 3월 입학할 첫 신입생을 뽑는 2017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결과 단과대를 신설한 4년제 대학 9곳 중 7곳에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사업을 철회한 이화여대를 제외한 동국대·인하대·서울과기대 등 9곳의 총 모집정원은 1447명이다. 한데 지원자가 1106명에 그쳐 평균 경쟁률이 0.76대 1에 불과하고 7곳은 아예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학별 수시 경쟁률이 최고 수백대 1까지 치솟고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힌 곳조차 경쟁이 치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사태는 사실상 예견됐다. 평생교육단과대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선 취업 후 진학’ 활성화를 강조한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사정상 대학 진학을 접고 취업에 나선 이들에게 대학 문을 열어줘 평생학습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특성화고 졸업 뒤 3년 이상 산업체에 근무했거나 30세 이상 성인들을 수능 대신 서류와 면접만으로 뽑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존 전공이나 커리큘럼과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1~2년 단단히 준비해 시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밀어붙였다. 올 5월 1차 선정 대학이 6곳에 불과하자 두 달 만인 7월에 4곳을 더해 다시 두 달 만에 수시모집을 하도록 했다. 시간에 쫓긴 대학들은 기존 전공을 짜깁기하고 홍보도 제대로 못했다. 제주대 실버케어복지학과와 대구대 도시농업학과 등 5개 학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이유 아닌가. 수요 예측도 빗나갔다. 청년층(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이 69%로 세계 최고이고, 청년실업난으로 대학 진학 수요가 주는데도 교육부는 충원에 문제가 없다며 큰소리쳤다. 그렇다면 대졸 비율이 18%에 불과한 장년층(55~64세)이 지원하기를 기대했단 말인가.

 물론 정시모집 때 미달 사태를 탈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분명한 것은 설익은 정책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재정을 빌미로 대학을 윽박지를수록 경쟁력은 더 추락한다는 사실이다. 30억원의 재정 지원을 탐내 덜컥 평생교육단과대를 만든 대학들도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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