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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강제 낙태·단종' 항소심도 국가배상 책임 인정

한센인들이 “정부의 강제 정관·낙태 정책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심 재판부도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30부(부장 강영수)는 한센인 엄모씨 등 13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가 원고에게 각각 20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정관수술 피해자인 남성에게 3000만원씩, 낙태 피해자인 여성에게 40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국가는 사회·가족들에게 버림받아 나약한 한센병 환자들에게 이같은 정책을 시행했고, 이로 인해 한센인들이 느꼈을 굴욕감·절망감은 적지 않다”며 “다만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비춰보면 남성과 여성을 차별해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1심보다 위자료액이 줄어든 것에 대해 재판부는 “국가가 한센병 치료를 위해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 시행해왔고, 한센병에 대한 사회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한 계몽정책을 실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주문을 읽기 전, 소록도 병원 한센병 환자 자치회에서 발간한 잡지에 실렸던 ‘경계인’이라는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한센인들의 한과 슬픔이 담긴 내용이다. 재판부는 “한센인들이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경계선 너머에서 척박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왔다”며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만 어쩌면 그 책임은 그 시대를 살았던 국민 대다수의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6월 법원에서 처음으로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 환자들을 만나 현장검증과 증인신문을 했다.

이날 선고 직후 소송 한센인 측 변호인들은 서울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영립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인 한센인을 사회 구성원으로서 보듬어주고 위로해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1심의 위자료도 충분하지 않았는데 장시간 국가의 위법성을 확인했음에도 더 낮은 위자료를 선고한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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