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가까운 사이 여성일수록 생리주기 겹친다…사실일까

기사 이미지

가까운 사이의 여성일수록 생리주기가 비슷해지는 현상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BBC 매거진이 '생리주기 일치 가설'에 대해 최근 심층보도했다. 옥스포드대 알렉산드라 올버뉴(생물문화고고학) 교수는 '생리주기 일치' 현상에 대한 과학적, 문화인류학적 증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러한 믿음은 1971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71년 미국 심리학자 마르타 맥클린탁 박사는 미국 여성 135명의 생리주기를 연구한 결과를 네이저치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친구·룸메이트 등 가까운 사이의 여성일수록 생리주기가 비슷했다.

맥클린탁 박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의 페로몬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가정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경험적으로 "생리주기가 일치한다"고 이야기한다. 두 명 이상의 여성들이 있을 경우 한 여성의 생리주기가 리더 역할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다른 여성들의 주기가 그 여성에 맞춰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서로에게 노출된 페로몬이 생리주기에까지 영향을 주는 걸까.

이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진화론에 바탕을 둔다. 한 명의 남성이 다수의 여성들에게 지배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성들이 힘을 합친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생리주기가 겹치면 배란일도 같아진다. 따라서 남성은 다수의 여성이 아닌 한 명의 여성과만 번식할 수 있을 뿐이다. 올버뉴 교수는 "생리주기가 같으면 남성은 동시에 여러 여성을 임신시킬 수 없다. 마치 여성들끼리 동맹을 맺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논문이 나온 1970년대엔 페미니즘이 주요한 사회 운동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올버뉴 교수는 페미니즘적 분위기가 이러한 가설이 대중에 널리 퍼지게 된 배경이 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어떤 가설 뒤엔 '사회적 가치'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볼 때 남성 지배에 맞서 여성들이 동맹을 맺는다는 아이디어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리주기 일치의 증거가 없다는 또 다른 연구들도 있다. 이런 연구들은 "1971년 맥클린탁의 연구는 가정일 뿐 생리주기가 일치한다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또 "생리주기가 일치한다는 것의 정의가 매우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버뉴 교수도 이렇게 생리주기가 겹쳐지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최근 연구들은 진화론의 관점보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는 설명에 손을 들어주는 추세다. 생리주기가 각각 27, 28, 30일인 세 여성이 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생리주기가 일치하는 시점에 도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올버뉴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신기한 일들에 대해 우연의 일치보다 자연의 놀라운 섭리라는 설명을 듣기를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잠정적으로 우연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생리주기 일치'의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김하연 인턴기자 kim.hayeon@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