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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업체 찾아 플랫폼 제공…위챗 하나로 20만 가지 서비스

리커창이 국가전략 삼은 텐센트의 위챗 사업모델
한국 기업 카카오·넷마블·YG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한 중국의 ‘큰손’ 텐센트. 텐센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소프트파워’다. 8억600만 명이 쓰는 인터넷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인터넷과 전통산업을 연결해냈다. 텐센트의 이런 ‘인터넷플러스(互聯網+)’ 전략은 지난해 3월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국가 산업혁신 전략으로 채택했다. 중국 선전의 텐센트 본사를 찾아 그 혁신 비결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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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화텅

지난달 8일 오후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TIT 크리에이티브 공원. 1950년대 광저우의 방직공장 지대를 개조한 이곳에는 붉은 벽돌 건물마다 들어선 부티크 패션숍과 레스토랑·커피숍들이 눈길을 붙잡았다. 광저우시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패션기업 R&D센터와 유명 디자이너의 작업실을 유치한 공원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迅·텅쉰)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 개발팀도 2년 전 이곳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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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가 선전시에 짓고 있는 신사옥. 위챗으로 조명·온도 등을 제어하고 얼굴 인식 기술로 출입증을 대체하는 첨단기술이 반영될 예정이다. [선전=박수련 기자]

위챗의 사무실은 붉은 벽돌과 철골 등 60년 전 중국 제조업의 흔적이 남은 외관과 달리 내부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 같은 분위기였다. 필요에 따라 책상 배치를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고급 사무용 가구, 층 사이를 잇는 미끄럼틀, 내부가 다 보이는 투명 유리벽 회의실, 직원용 헬스클럽 등 창의성과 협업을 강조한 인테리어다. 텐센트는 “텐센트 본사가 있는 선전에도 위챗팀이 있지만 핵심적인 개발 업무는 창의적 분위기의 광저우에서 한다”고 말했다. 8억600만 명(올 6월 말 기준)이 쓰는 위챗은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각 10억 명)에 이은 세계 3위 메신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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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업 18년째인 텐센트는 알리바바와 아시아 시가총액 1, 2위 자리를 다투는 인터넷 거물이다. 5년 전 출시한 위챗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고 깊은 모바일 생활 생태계를 구축했다. 위챗으로 콜택시 디디추싱을 부르거나 식당·영화 예약, 모바일 쇼핑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병원 예약 및 진료 후 의사 평가, 대입 성적 확인, 해외 출국 시 비자 신청까지 모두 위챗에서 해결된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 펭귄인텔리전스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위챗 사용자의 55%는 하루에 1시간 이상 위챗을 쓰고, 61%가 매일 11번 이상 위챗 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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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선전과 광저우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하루 종일 지갑을 거의 꺼내지 않았다. 상점이나 노점상에서 물건을 사도 영수증에 찍힌 점포의 QR코드를 위챗으로 스캔했다. 결제는 5초도 안 돼 끝났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전화번호보다 위챗 번호를 먼저 교환하고, 서로의 위챗 QR코드를 스캔해 친구가 됐다. 선전의 모바일 증권 앱 스타트업 직원 류야요는 “이제 위챗 없는 생활은 상상이 안 된다”며 “모바일 관련 스타트업들도 위챗과 협력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위챗으로 사람·기기·서비스를 연결하는 ‘커넥팅 에브리싱’을 구현하고 있다. 텐센트 본사 1층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 공유 서비스 카투셰어링(Car2Sharing)은 위챗과 연동돼 있다. 위챗으로 이용 시간 예약 후 위챗 QR코드로 무인열쇠함에서 열쇠를 꺼내고, 이용 후엔 위챗페이로 결제하면 된다. 중국에선 9월부터 위챗으로 벤츠 E시리즈를 제어하는 서비스도 시작됐다. 또 중국어로 위챗에 질문을 하면 위챗이 답을 해주는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비서나 중국어-20개 국어 간 번역 서비스도 이미 위챗에 탑재돼 있다. 수년간 누적된 위챗의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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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메신저 앱 기업들이 부러워하는 이 같은 생태계를 키운 동력은 ‘한번 해보자’는 텐센트의 실험·벤처 문화다. 텐센트 관계자는 “2010년 모바일 시장에 대비해 여러 팀이 서비스를 만들어 출시해 봤는데 그중 위챗에 대한 시장 반응이 가장 좋았다”며 “텐센트에선 뭔가를 시도하고 싶다면 윗사람의 허락을 구할 게 아니라 성과로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말은 적게, 일은 많이’를 강조하는 텐센트의 실행 중심 조직 문화는 위챗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렸다. 2014년 1월 출시 후 위챗 확산에 크기 기여한 ‘세뱃돈 봉투’ 훙바오(紅包)가 그 예다. 춘절(중국의 설)마다 마화텅(馬化騰·45) 회장에게서 훙바오를 받으려는 직원들이 35층 마 회장의 집무실에서 1층까지 줄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겪자 직원용 서비스로 만들어 본 게 위챗 훙바오의 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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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의 개방성도 텐센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위챗이 직접 콜택시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가장 잘하는 파트너이자 투자사인 디디추싱을 플랫폼에 연결해주는 식이다. 현재 위챗 플랫폼에는 20만 이상의 파트너가 참여하고 있다. 공공기관을 비롯해 은행·기업·상점 등이 개설한 공식 계정도 1000만 개가 넘는다. 구글·애플 등이 이미 구사한 ‘플랫폼 전략’을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차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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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창업자이자 CEO인 마화텅 회장도 지난 8일 파트너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텐센트가 오픈 플랫폼을 처음 얘기할 때만 해도 우리는 한 그루 나무에 불과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생태계는 거대한 숲이 됐다”며 “텐센트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텐센트의 오픈 플랫폼 전략을 담당하는 엘린 왕 이사는 “텐센트가 직접 다 하는 것보다 외부 파트너들과 손잡을 때 우리가 더 크게 성장했다”며 “지난 5년간 텐센트의 오픈 플랫폼에 400만 이상의 개발자·파트너가 참여하면서 텐센트의 기업가치도 5년 새 10배로 커졌다”고 말했다.

선전=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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