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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비상시국에 확인 안된 폭로성 발언은 사회 뒤흔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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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야권이 제기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우병우 민정·안종범 정책조정 수석, 박 대통령, 김재원 정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러 차례 답답한 심경을 표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핵 사태로 촉발된 안보위기 상황을 강조한 뒤 야권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에 대한 언급을 했다.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면서다.

한 청와대 참모는 “야당이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씨가 현 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주장까지 제기하자 참다 못한 박 대통령이 ‘근거 없는 정치공세는 그만두라’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참모는 “야당에서 그런 주장을 하려면 하나라도 물증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며 “지금 박 대통령은 북핵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를 위해 온 신경을 쏟아붓고 있는데, 정치권이 이를 돕진 못할망정 자꾸 뒷다리만 잡고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야권에서 주장하는 ‘대북제재·대화 병행론’에 대해서도 확실히 쐐기를 박았다. 박 대통령은 “대화를 위해 줬던 돈이 핵 개발 자금이 됐고, 협상하겠다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했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비밀리에 북한에 4억5000만 달러를 전달한 ‘대북 송금 사건’을 가리킨 발언이었다. 그동안 보수진영에선 줄기차게 이 돈이 핵 개발에 쓰였다는 비판을 해왔지만 박 대통령이 이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당시 대북 송금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인사 중 한 명이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문제와 관련해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 도입까지 거론하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대북 송금 사건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당장 박 위원장은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원군 묘소 가서 따져야 하냐. 핑계 없는 무덤 없단 속담이 생각난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배경에 대한 의혹 제기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고 한 것을 문제 삼았다. 금태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1988년 폐지된 ‘유언비어 날조·유포죄’를 떠올리게 한다”며 “국민의 단결과 정치권의 합심을 가로막는 것은 권력형 비리와 비리 감추기”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에서도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과 관련, “국민적 의혹을 살 만한 단서나 증거가 나오면 성역 없이 수사해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유승민 의원)는 주장이 나왔다. 유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동남권 신공항(무산)이나 경주 지진 때문에 지금 영남권 민심은 굉장히 불안하고 폭발 직전 상태”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하지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야당 측 반발이 뻔한 대북 송금 문제까지 꺼낸 건 안보 문제만큼은 확실하게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라며 “두 재단과 관련해서도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에 야당에 끌려다니지 않고 할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제가 (경주)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논란을 만들고 있어 비통한 마음이었다”며 “저는 진심으로 국민들을 걱정하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면서 남은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경북 경주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했을 때 ‘복구용 흙은 밟지 말아 달라’는 주민들 요청에 따라 흙더미를 사이에 두고 주민들과 악수를 했다. 이를 경향신문이 ‘박 대통령이 신발에 흙이 묻을까 봐 멀리서 손을 뻗었다’는 식으로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경향신문은 22일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고 취지와 다른 사진설명을 실은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정정보도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임박한 현 상황은 국가비상사태나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시점에 근거 없이 대통령을 흔드니 ‘비통한 마음’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하·강태화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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