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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강철중·조범석…조폭 때려잡는 강력부 검사 단골

“난 니가 깡패인지 아닌지 관심 없어. 그냥 내가 깡패라고 하면 넌 깡패야.”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년)에서 부산지검 검사 조범석(곽도원)은 전직 세관원 출신 조직폭력배 최익현(최민식)을 조사하며 이렇게 말한다. 피의자의 머리를 서류철로 내려치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건 예사다. 존댓말은 없다. 욕설이 절반이다. 호텔 카지노에서 불법영업 중인 조폭을 척결하려는 검사는 ‘폭력적 법 집행자’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80년 후반이다. 영화·드라마 속 검사의 모습은 과장된 경우가 많다. 극적 효과 때문이다. 그렇기는 해도 그 시대의 현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인식이 투영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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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대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의 주인공은 불우한 성장기를 거쳐 검사가 된다. 그는 자신이 재판에 넘긴 죄인이 사랑했던 선생님이라는 사실 때문에 인간적 갈등을 겪는다. 그 대목에서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라는 변사의 추임새가 끼어든다. 출세한 검사가 공과 사, 현재와 과거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에 관객들이 몰입했다.

70~80년대에 검사는 대중문화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는 소재였다. “출판·저작물 검열이 일상화된 시기여서 권력 기관인 검찰이 영화에 나오기 어려웠다”는 게 영화 평론가들의 설명이다. 이 당시 수사를 다룬 영화에서도 검사가 주요 인물로 나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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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삶’이 드라마에 전면적으로 부각된 대표적 사례는 ‘모래시계’(1995년)다.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인 강우석(박상원)은 군사정권에서도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검사로 묘사됐다. 시골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검사가 된 그는 재물이나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 회에서 검사의 추상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강 검사가 친구인 폭력조직 보스 태수(최민수)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장면이었다. “피고인은 지난 30년간 살아오며 여러 번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때마다 쉬운 길을 택했습니다. …사형을 구형합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발로 뛰며 범인을 잡는 강력부 검사가 자주 등장했다. ‘넘버3’의 마동팔(최민식), ‘공공의 적 2’의 강철중(설경구), ‘범죄와의 전쟁’의 조범석 등이다. 이미지는 거칠지만 사명감은 투철했다. 강철중의 대사가 상징적이다. “대한민국 검사가 공공의 적을 세워두고 누울 순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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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격투는 실제와 다르다. 현장에서 범인을 잡는 것은 경찰의 몫이다. 검사는 경찰을 지휘해 수사한다. ‘범죄와의 전쟁’ 조범석 검사의 실제 모델인 검사 출신 조승식(64) 변호사는 “범죄조직을 수사하려면 조폭들하고 심리전을 해야 한다. ‘나한테 조사받으면 형량이 줄 수 있다’는 설득을 해야 하는데 때리는 게 효과적이겠는가.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 사건 등으로 검사들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부패한 검사를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 ‘펀치’(2014 년)의 검찰총장(조재현)은 총장직에 눈이 멀어 온갖 비리를 일삼았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는 출세욕에 빠진 검찰 간부 이태준(유지태)과 최상일(김태우)이 불법의 경계를 오가며 내부 권력 투쟁을 벌이는 모습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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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없고 배경 없는 ‘흙수저’ 출신 검사의 외로운 투쟁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 변호사는 검정고시 출신 검사였다. 선배 검사와 정치권의 음모에 휘말려 검사 옷을 벗은 뒤 서민들을 위한 변론에 나선다. 영화 ‘내부자들’(2015년)의 우장훈(조승우) 검사는 늘 승진에서 누락되다 선배에게 이런 말을 한다. “물라면 물고 놓으라면 놓고 저 진짜 조직을 위해 개처럼 살았습니다.”

허남웅 영화 저널리스트는 “요즘 영화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소수파’ 검사가 영웅처럼 등장하는 것은 대중의 바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윤호진·윤재영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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