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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미국엔 북 ICBM이 게임 체인저…‘선제 타격론’ 제기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미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협이 이젠 한반도를 넘어 미국에 다가서고 있는 만큼 상황 변화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미제가 B-1B(전략폭격기) 따위를 끌어들이며 도발의 위험도수를 높인다면 괌을 아예 지구상에서 없애 버릴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우리가 발사하는 징벌의 핵탄은 청와대와 반동 통치기관들이 몰려 있는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은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 능력을 바탕으로 마음 내키면 어떤 형태의 도발이라도 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 중 하나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엔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향후 동북아 정세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 안보에선 4차 핵실험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뒤바꾸는 중요한 요소)였다면 미국엔 ICBM 발사 성공이 게임 체인저”라며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손에 쥐게 되면 미국과 직거래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때만 하더라도 확신이 없었는데 4차, 5차 핵실험을 보면서 북한이 핵무기와 ICBM 기술의 완성시점을 정해 놓고 질주하고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추이를 볼 때 미국이 게임 체인저를 절감하고 직접 개입할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동북아 역학관계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존 하이텐 미 전략사령관 후보자는 지난 20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은 조만간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개발할 것이며 미 본토에 도달할 능력을 갖출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김정은은 내년 초까지를 핵 개발의 적기로 보고 있을 것이다. 미·중 간 경쟁구도의 심화, 미 대선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이 내년 여름까지는 구체적인 안보전략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ICBM이 완성될 경우 미국의 선택은 협상 또는 군사적 조치 중 하나로 압축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 대북 선제타격론(마이클 멀린 전 미 합참의장, 16일 미 외교협회 토론회)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미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밀 폭격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시 전면전을 우려한 김영삼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외교가 소식통은 “최근 러시아 정부 인사들을 만났는데 ‘김정은은 미국이 얼마나 무서운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르고 있다. 오랫동안 상대해 온 우리는 미국의 무서움을 잘 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정부가 강력한 대북제재에만 몰두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전략적 대응 변화’에 대한 대책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ICBM 개발을 완료할 경우 미국은 한·중과 상의 없이 바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94년 상황보다 한국이 개입할 여지가 줄었다”고 말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자주국방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고립된 북한에 대한 외부 정보 유입의 가속화 등 체제의 틈새를 파고드는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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