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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낙하산 인사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에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선임됐다. 한국증권금융은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기관으로 감사 연봉은 3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지만 조 전 비서관은 금융·증권 분야 경력이 전무한데도 자리를 꿰찼다. 오로지 ‘내 사람 챙기기’ 보상 인사로밖엔 설명되지 않는 인사다. 서강대 국문과를 졸업한 조 전 비서관은 10년 넘게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온 박 대통령 측근이다. 현 정부 출범 후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3년5개월간 근무하다 지난달 사퇴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다. 제대로 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뒤편에선 개혁에 역행하는 낙하산·편법 인사가 반복되니 딱한 노릇이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관피아의 적폐를 바로잡겠다며 내세운 낙하산 근절 약속이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관피아 자리를 친박 정치인들이 장악하더니 이젠 퇴임한 청와대 참모를 떨어 뜨리는 ‘청(靑)피아’ 인사다. 이런 인사를 보면서 누가 금융개혁 약속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는가.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와 낙하산 인사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나 반복된 일이다. 박근혜 정부라고 예외가 아니지만 현 정부 청와대는 “낙하산 인사는 없다”고 강변해 왔다. 공공 부문에 새 피를 수혈하는 게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그렇다 해도 거수기 추천위원회를 동원한 무늬만의 공모라면 곤란한 일이다. 전문성도 리더십도 부족한 낙하산 인사가 부른 폐해는 한둘이 아니다. 나라의 근심거리인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문제도 근저엔 낙하산 인사 참사가 있다.

연말까지 임기 종료 등으로 새로 뽑아야 하는 공공기관장과 상임 감사의 숫자는 만만치 않다. 시중엔 청피아 외에 여당의 총선 낙선자나 낙천자에 대한 위로와 보은 형식의 낙하산이 차례로 내리꽂힐 거란 소문이 파다하다. 인사가 경제까지 망쳤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걸 청와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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