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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10억 상금 ‘관정상’ 4년 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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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성 신임 이사장(왼쪽)과 재단설립자인 이종환 명예회장은 “행사에 드는 돈을 한푼이라도 아껴 장학기금으로 써야 한다”며 이사장 이·취임식을 조촐하게 치렀다. 행사 뒤 식사메뉴는 잔치국수였다. [사진 전민규 기자]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관정(冠廷)이종환교육재단’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은 소박했다. 재단 설립자인 이종환(93)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이수성(77) 전 국무총리가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자리였다.

이 행사에선 축하 화환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참석자도 20여 명으로 단출했다. 이·취임식 뒤 점심 메뉴는 잔치국수였다. 재단 관계자는 “이런 행사에 드는 돈을 한푼이라도 아껴 장학 기금을 마련하려는 설립자와 신임 이사장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짜장면처럼 1만원 이내의 소박한 식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는 단출했지만 이 명예회장과 이 신임 이사장이 밝힌 계획은 원대했다. 부문별 상금이 10억원이나 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관정상’을 제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명예회장은 “아시아의 노벨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4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며 “예산 구성이 다 되어 가는 등 준비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수성 이사장의 취임으로 더욱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2020년쯤엔 관정상이 세상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상 부문은 자연과학·응용과학·인문사회과학상 등이며 상금은 부문별로 1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기존에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상들도 상금이 최대 3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이 명예회장은 “과학 기술에 한국의 미래가 있다. 이 상금으로 연구에 더욱 매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관정재단의 장학생 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수성 이사장도 “사랑이 없는 과학자나 법학자, 문학가는 기술자에 불과하다”며 “진정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과 정신이 반영된 상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 ‘홍익인간형 인재’를 꼽았다.

“인재 육성은 출세주의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출세만을 좇는 사람은 인재라고 보기 힘들지요.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정직·겸손하고, 남을 돕는 사람입니다.” 신임 이사장의 각오를 묻자 이 이사장은 ‘이종환 정신’을 강조했다. “이종환 회장은 자신은 짜장면 먹고,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면서 전 재산을 사회를 위해 내놓았습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재단을 알차게 꾸려 나갈겁니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이 명예회장이 2000년부터 사재 1조원을 출연해 일군 국내 최대 규모의 장학재단이다. 관정은 그의 호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국내외 대학이나 대학원의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을 선발해 지원한다. 지금까지 장학생 7000여 명을 배출했다. 서울대 법학박사인 이 신임 이사장은 서울대 총장(1995년)과 국무총리(1995~1997년)를 지냈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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