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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센 사드 반발, 국내 기업들 긴장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이 연일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9일 “사드 배치는 한반도 방위 수요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며 “그 어떤 변명도 무기력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거동(사드 배치)의 배후에 있는 진짜 책략(圖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권리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방어용 무기일 뿐이란 한·미 당국의 설명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왕 부장은 이어 “한국의 친구들은 사드 배치가 한국 안보와 한반도 평화 안정에 정말로 유리한지 여부,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 냉정하게 사고하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왕 부장의 발언은 순방지인 스리랑카에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가운데 나왔다. 방문 목적과 관련 없는 문제에 대해 작심하고 발언했다는 뜻이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의 발언 내용을 즉각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앞서 중국 국방부도 전날 밤 양위쥔(楊宇軍) 대변인 명의로 긴급 담화를 내고 “한·미 양국의 행위를 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의 전략적 안전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조치’란 전략 미사일 부대의 이동 배치 등 군사적 대응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들도 강경 논조 일색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9일자 사설에서 “덕에 의지하면 성하고 힘에 의지하면 망한다는 역사의 법칙을 잊지 말라”며 사드 배치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미국 비판에 비중을 뒀지만 국수주의적 논조의 환구시보는 한국을 정면 겨냥하는 초강경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사드에 맞서 중국이 할 수 있는 5가지 행동’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한국 정계 인사의 중국 입국을 제한하고 그들 가족의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며 “그들과 다시는 경제 관계, 왕래를 하지 말고 중국 시장 진출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가 4% 하락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가 국내 경제·산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정부가 중국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상황에서 방어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점, 사드를 배치해도 중국엔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국방 문제가 경제나 산업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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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LCD 같은 정보기술(IT) 부품과 휴대전화·자동차 등은 중국이 한국 경제에 쉽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전 세계 휴대전화와 노트북의 50~60%를 생산하는 중국은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의 최대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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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관광업계는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제한’에 나서는 상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60~70%를 중국 관광객에게 의존하는 면세점 업계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각 성이나 여행사를 통해 한국행 여행조건을 까다롭게 만드는 등 간단한 행정조치만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후속 조치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주식 시장에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같은 중국 매출이 많은 화장품 관련 기업의 주가가 4%가량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치·안보 문제가 경제 쪽으로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박태희·김민상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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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