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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 2명 회식서 “요·요”…반말 오해한 선장 질타에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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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베트남 선원 2명이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됐다. [사진 박종근 기자]

머나먼 인도양에서 조업하던 참치잡이 어선 광현803호(138t)에서 지난달 발생한 선상 살인사건의 전모가 경찰 수사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현803호는 지난해 2월 부산 사하구 감천항을 출항했다. 당시 선장 양모(43)씨를 필두로 기관장 강모(42)씨, 항해사 이모(50)씨 등 한국인 선원 3명에다 베트남인 7명, 인도네시아인 8명 등 3개국에서 모인 18명이 탔다. 조업 목적지는 인도양에 떠 있는 세이셸 군도 해역이었다.

하지만 출항 이후 17개월 만에 광현호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선상 참극이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선장은 모처럼 고생하는 선원들을 격려한다면서 회식 자리를 마련했고 선원들은 양주 5병을 나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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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베트남 선원 A(32)와 B(32)가 선장에게 “요~요~”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베트남어로 “요(yo)”는 건배를 뜻하는데 선장은 자신에게 반말하는 것으로 여겼다. 두 선원은 회식에 앞서 이미 선장의 눈밖에 나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초 A와 B는 물과 음식 등을 조달하기 위해 세이셸 빅토리아항에 입항했을 때 선장에게 아무런 보고도 없이 배에서 내려 무단이탈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장은 A와 B의 평소 행실을 지적하면서 “그럴 거면 본국(베트남)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A와 B는 갑자기 선장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처음에는 선장이 참았다. 하지만 계속해 뺨을 때리자 선장은 베트남 출신 선원 7명 전원에게 조타실에 집합하라고 명령했다.

상황이 다급해진 A와 B는 다른 베트남 출신 선원 5명에게 “선장과 기관장을 죽이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다른 베트남 선원들은 거부하고 A와 B가 들고 있던 칼 두 자루를 빼앗아 바다에 던져버렸다. 이 무렵 기관장 강모씨, 항해사 이씨, 다른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대부분 선실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취기가 오른 A와 B 두 사람은 다시 흉기 한 자루를 들고 조타실로 들어가 혼자 있던 선장을 살해했다. 8㎡ 남짓한 조타실에는 유혈이 낭자했다. 이들은 조타실과 연결된 아래쪽 침실에서 잠자던 기관장도 살해했다. 경찰은 선장의 몸에서 15군데, 기관장의 몸 8군데에서 상처를 확인됐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유일하게 남은 한국인 항해사 이씨까지 살해하려 했다. A는 이씨에게 갑판으로 나오라고 손짓했다. 이씨는 A와 갑판에서 육탄전을 벌였고 곧이어 B도 가세했다. 하지만 무술 실력을 갖춘 이씨에게 흉기를 빼앗기고 제압당했다.

이씨는 A와 B를 침실에 몰아넣고 남은 선원들에게 잘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다급한 와중에도 침착하게 상황을 통제한 이씨는 선장 역할을 대신했다. 그는 선상 살인사건 발생 사실을 부산에 있는 선사(광동해운)에 통보했다. 이때가 현지시간으로 당일 오후 9시, 한국시간으론 지난달 20일 오전 2시였다. 이후 이씨는 침착하게 배를 몰아 해경 수사팀이 급파된 빅토리아항에 지난달 23일 밤 입항했다. 이로써 끔찍한 살인사건과 이후의 아슬아슬한 상황은 추가 피해 없이 막을 내렸다.

부산해경은 가해 선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조업 독려 차원의 욕설은 있었지만 폭행 등은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부산해경은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질타를 받은 가해 선원들이 배에서 내려 귀국할 경우 입게 될 경제적 타격 때문에 범행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베트남 선원들의 월급은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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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폭력 전과가 있는 A는 살인 혐의를 인정했지만 B는 부인하고 있다고 해경이 전했다. 법원은 지난 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해경은 항해사 이씨를 ‘단순 신고자’가 아닌 ‘적극 검거자’로 판단해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A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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