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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관 기자의 '책 한 줄 술 한 잔'] 미래를 두려워하면 행복해질 수 없어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집도 지지리 가난하고, 그렇다고 내가 김태희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나 이대로 한국에서 계속 살면 나중엔 지하철 돌아다니면서 폐지 주워야 돼.” - 『한국이 싫어서』중에서.

주인공 계나는 한국이 싫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금융회사에 취업한 그. 매일 아침 숨쉬기조차 힘든 지하철에 몸을 우겨넣고, 사무실에선 기계부품처럼 단순 업무를 처리한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 상사가 부르는 노래에 억지 장단을 맞추고 불편한 농담은 못들은 척 슬쩍 넘겨버린다. 힘겹게 버텨내는 하루하루보다 그를 더 힘 빠지게 하는 건 막막한 미래. 매일매일 쌓이는 조그마한 불행이 언젠가 더 큰 불행이 돼 그를 덮칠 것만 같다.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수는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 『한국이 싫어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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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나는 한국의 ‘익숙한 불행’을 버리고 ‘낯선 행복’을 찾아 호주로 떠난다. 그곳도 만만치만은 않다. 입국 심사부터 차별을 받는다.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며 어렵사리 모아놓은 돈은 미국인 친구의 황당한 사고로 모두 날려버린다. 보상은커녕 범죄자 취급만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나는 호주에 눌러앉기로 결심한다. 결국 행복해질 수 있을 거란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한국이 싫어서』중에서

계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년배이기에 그가 느끼는 고민과 좌절감이 낯설지 않다. 소설의 끝자락,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한국을 미련 없이 떠나는 그가 부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이 싫다고’ 떠나는 계나에게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건 왜일까. 갖은 차별을 겪으면서도 ‘호주는 한국보다 살 만한 곳’이라고 수 십 번 되내이는 계나. 그런 그가 한 번만 더 한국을 사랑해줄 순 없었던 걸까. 호주에서 그는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계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본다.


강남통신 김민관 기자kim.minkwan@joongang.co.kr


[김민관 기자의 '책 한 줄 술 한 잔']
 누구나 비상을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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