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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생 보고 배워 회식 땐 삼겹살도 척척 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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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는 “중동 여성하면 히잡에 가려진 소극적 모습만 떠올리는 것도 편견”이라고 말한다. [사진 지바]

“요즘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한국의 회사문화를 배우고 있어요.”

광주광역시의 한 중견통신업체에서 근무하는 이란 여성 오미디 지바(33)는 올해로 한국에 온 지 4년째다. 지바는 이란의 명문대학인 테헤란대학교를 졸업했다. 이란 대기업 파랍(Farab)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11년 거래처인 한국 회사로부터 “연세대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당초 독일 유학을 준비했었지만 한국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에 매료돼 이듬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한다. 이후 법무부 공식 허가를 받아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전문 인력 4만8000여 명 중 한 명이 됐다.

하지만 외국인 여성 엔지니어를 바라보는 편견이 그에겐 가장 큰 부담이었다. 지바는 “이란은 여성의 공과대학 진학률이 높고 여성 엔지니어도 정말 많은데 한국은 그렇지 않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지방의 발전소나 공장으로 출장근무를 나가면 현장기사들이 무조건 실력을 얕잡아 봐 난감했던 적이 많았다고 했다. 또 이란에서 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원자력 발전소에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한 일도 있었다.

그는 “아마 당시 이란이 위험하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이란 방문을 계기로 그런 오해도 풀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문화 역시 가족 중심으로 한국과 비슷하고 남녀 관계도 개방적”이라고 소개했다. 지바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이후 회사에서 주목받는 인사가 됐다고 한다.

지바 역시 언어때문에 고생도 많았다. 처음엔 회사 동료들이 일일이 동행하며 통역을 해줘야 했다. 하지만 한국어 실력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나름 있었다. 한국드라마였다. 지바는 “이란에선 ‘주몽’, ‘대장금’ 같은 한국 드라마의 시청률이 80% 이상”이라고 전했다. 가장 즐겨본 드라마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다. 그는 “전문 제빵사로 당당히 살아가고 사랑도 스스로 쟁취하는 ‘김삼순’이 내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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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회식자리에서 삼겹살도 잘 굽고 분위기도 잘 띄운다고 자랑했다. “제일 좋아하는 감자탕을 먹을 땐 양손으로 뼈를 능숙하게 발라내죠.” 한국어 능력 향상과 한국 회사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요즘엔 퇴근 후 드라마 ‘미생’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중동 여성하면 ‘히잡’에 가려진 소극적 모습만 떠올리는 것도 편견”이라며 “한국에서 중동 여성이 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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