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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힙합·주식투자…60개 재능 골라 배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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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로의 ‘탈잉’ 사무실 겸 합숙소에서 만난 김동현·김윤환·김영경씨(왼쪽부터)는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잠들곤 하지만 누군가의 재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취업을 못한다고 ‘잉여 세대’ 취급을 받아야만 하나. 취업용 스펙은 아니라도 개개인의 ‘재능’은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지난해 7월 문을 연 대학생 재능 연결 온라인 플랫폼 ‘탈잉’(taling.me)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설계가 획일화되지 않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김윤환(27·고려대 정치외교학 4년)·김동현(23·고려대 경영학 3년)·김영경(32·고려대 경영학 졸업)씨 등 3명이 만들었다.

재능을 가진 대학생이 ‘탈잉’에 자신의 재능을 등록하면 몇 가지 절차를 거쳐 수업이 개설된다. 이를 배우고 싶은 대학생들은 누구나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재 등록된 재능은 포토샵·힙합·바둑·메이크업·어학·주식투자·필라테스·통계 등 60여 종류가 넘는다.

『삼국지』를 탐독한 학생의 ‘중국 고대사’, 캘리그라피 지도사 자격증 보유자의 ‘손글씨’, 태권도 유단자의 ‘마샬아츠(martial arts·무예)’ 수업도 있다. 강사와 수강생은 남는 시간을 활용해 카페나 스터디룸 등에 모여 수업을 진행한다. 친구처럼 ‘눈높이 수업’을 하는데다 수강료도 시간당 평균 2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대학가에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강사는 200명, 수강생은 400명 규모로 늘었다. 김윤환씨 등은 이 사업 아이디어로 지난해 ‘서울시 아스피린센터 창직아이디어 공모전’과 여러 대학의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사업아이디어는 대표를 맡고 있는 김윤환씨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착안했다. “제가 헬스로 몸무게 감량에 성공한 뒤에 그 노하우를 친구 10여 명에게 알려줬어요. 저는 중국어·컴퓨터 코딩을 친구들에게 배웠고요. 또 재능이 있는 친구와 그 재능을 필요로 하는 친구를 연결해줬어요.” 그는 더 많은 사람을 이어줄 ‘공간’을 떠올렸고 페이스북에 페이지도 개설했다. 그는 “춤 잘 추는 친구를 강사로 삼아 수강 신청을 받았더니 몇 시간 만에 10명이 몰리는 것을 보고 창업 아이디어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해 ‘벤처 경영’을 주제로 한 대학 강의에서 만난 김동현, 김영경씨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로에 사무실 겸 합숙소도 차렸다. 대기업에 다니던 김영경씨는 대학시절 품었던 벤처 창업의 꿈을 이루고자 회사를 그만두고 재무이사로 참여했다. 그는 “애써 꿈을 외면하고 대기업에 갔는데 문득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뭐였더라’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현재 수강료의 10% 정도가 이들의 수익금이다. 마케팅이사인 김동현씨는 “재능을 등록할 때는 학생증이나 재학 증명서를 통해 학교 인증을 받고, 진솔한 자기소개 글과 수업 계획을 올려야 한다”며 “전화나 대면 인터뷰를 통해 자세가 진지한지도 본다”고 설명했다.

“첫 수업을 앞둔 한 강사가 ‘누군가 돈을 주고 배울만큼 내 재능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니 가슴 벅차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요. 이런 대학생들이 많아지는 게 우리의 꿈입니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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