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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영재의 조건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 이런 말 한 번 안 해본 부모가 있을까요.

대부분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할 때쯤이면 자신의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해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생각은 약해지지만요.

정부가 영재교육을 본격화한 지 16년 만에 영재교육을 받는 학생 수는 연간 1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재능을 알아보고 그 재능을 키워줄 누군가를 만나는 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입니다. 특출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따로 모아 그에 맞게 교육하는 건 필요한 일이겠죠. 뭐든 때가 있는 법이니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교육이 이뤄진다면 더 좋은 일이고요.

이번 주 커버스토리 주제는 영재교육입니다. 영재교육에 관심 있는 요즘 부모들은 생후 30개월에 지능검사를 해서 영재성을 판별하고, 초등학교 2·3학년이면 영재교육원 준비를 위해 선행학습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군요. 영재교육원도 서열이 있어서 더 좋은 곳에 들어가기 위해 또 다시 학원에 다니기도 하고요.

저 개인적으로 지능검사라는 거 별로 신뢰하지 않는데, 말도 제대로 못하는 30개월 아이의 지능이 검사로 판별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사람이란 모두 재능이 다르니 영재 역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을 텐데 수학·과학에만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영재교육이 결국 명문대 입학의 지름길로 여겨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영재교육이지만 과열된 사교육 열풍과 맞물리며 일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달 세계건축상을 수상한 건축가 곽희수를 인터뷰했는데, 그는 어릴 때부터 건축가를 꿈꿨던 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관심 없던 분야를 전공하게 됐지만 그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키우고 꽃피웠습니다. 아이들이 놀이할 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듯이 그 역시 건축을 좋아하게 되면서 밤낮없이 몰두했다고 합니다.

교육청 영재 선발시 교사의 평가 항목 중에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한다’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오랫동안 집중한다면 누구나 영재 못지않은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요.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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