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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의 '술맛 나는 금요일'] 스페인 레드와인에 어울리는 치즈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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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페네데스에서 만드는 마스 라 플라나. 스페인의 '검은 전설'이라고도 불리는 토레스 와이너리에서 만든다.


혼술족(혼자 술마시는 사람)ㆍ집술족(집에서 술마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 마트나 백화점 주류 코너가 어김없이 붐비는 이유입니다. ‘술맛 나는 금요일’은 어떤 술을 사야 할지 고민만 하다 돌아오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입니다. 술의 맛, 계절과 스토리를 고려해 한 병의 술을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비교 소개합니다. 안주는 가스레인지를 켜거나 후라이팬을 달굴 필요가 없는 치즈ㆍ올리브ㆍ하몽 같은 차가운 안주만 골라 직접 먹고 마셔봤습니다. 첫 회는 스페인 레드 와인 ‘마스 라플라나’와 치즈의 궁합입니다.

마스 라플라나는 스페인 와이너리 ‘토레스’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이라는 적포도로 만듭니다. 다소 심심한 맛이 나는 프랑스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허브나 민트 향이 강해 개성 넘치는 호주 카베르네 소비뇽과는 스타일이 좀 다릅니다. 과일 향과 함께 살짝 구운 햄이나 오크 통이 주는 나무 향이 묵직하지요. 꽃미남인데 근육질의 불사신 캐릭터. 딱 요즘 대세남 ‘유시진 대위’ 같은 와인입니다.

이런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게 바로 ‘강모연 선생’ 같은 궁합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치즈 중에 강 선생 같은 스타일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숙성 방식과 질감에 따라 수백 가지가 넘는 게 치즈거든요. 치즈는 크게 반경성ㆍ경성ㆍ연성으로 구분합니다. 적당히 단단한 체다ㆍ에멘탈 치즈가 반경성, 그라나 파다노나 파미지아노가 경성, 카망베르나 고르곤졸라가 부드러운 연성 치즈입니다. 그중 대표 선수를 추려 궁합 맞출 준비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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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좋게 한 입크기로 만든 `한입에 고다` 치즈.


우유로 만드는 네덜란드 고다 치즈는 고소하고 담백해 와인과 무난한 궁합을 보였습니다. 다만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연성 치즈처럼 부드럽게 만든 브랜드라, 크리미한 질감이 혀를 미끌미끌하게 코팅해 각자의 맛이 살짝 겉도는 게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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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곰팡이치즈 `암브로시` 고르곤졸라 치즈.


소젖을 숙성시킨 이탈리아의 곰팡이 치즈 고르곤졸라와도 맛봤습니다. 와인에서 풍기는 가죽과 흙 냄새가 콤콤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치즈랑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치즈 혼자 튀는 예상 밖의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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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경성 치즈 암브로시 그라나파다노 치즈.


신의 한 수는 우유를 가열ㆍ압착해서 만드는 이탈리아 경성 치즈 그라나 파다노였습니다. 씹으면 감칠맛을 남기며 녹아 내리는 끝 맛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와인을 잘 받쳐줬습니다. 치즈의 짭짤한 소금기와 와인에서 느껴지는 미네랄과도 잘 어울렸죠. 궁합이 좋아 캐논변주곡처럼 무한반복 손이 가는 술과 안주가 있습니다. 마스라플라나와 그라나 파다노의 궁합이 그랬습니다.

상상과 실전이 달라서 재밌는 게 마리아주(와인과 음식 어울림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술의 맛을 증폭 시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촉매제가 되어줍니다. 100점짜리 마리아주를 찾는 것보다는 50점짜리 마리아주가 왜 그런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그 과정만으로도 술은 더 맛있어집니다.

강남통신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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